로마서 세부 강해 · Romans
3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그러나 이제는

1절부터 31절까지 — 온 세상이 하나님 앞에 입을 다물 때, 십자가에서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ROMANS 3:23–24
Introduction · 들어가며

3장 들어가며

로마서의 분수령 — 가장 어두운 고발과 가장 밝은 복음이 한 장에 있습니다

3장은 로마서 전체의 분수령입니다. 1:18부터 시작된 긴 고발이 3:20에서 끝나고, 3:21에서 "이제는"이라는 한 마디와 함께 복음이 터져 나옵니다. 어떤 주석가는 3:21-26을 "성경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단락"이라고 불렀습니다. 마르틴 루터는 자기 성경 여백에 이 단락을 두고 "로마서와 성경 전체의 중심"이라고 적었습니다.

3장은 네 부분입니다. 먼저 1-8절에서 바울은 2장을 들은 유대인이 던질 법한 반론들("그럼 유대인의 특권은 뭔가?", "하나님이 불의하신가?")에 짧게 답합니다. 이어서 9-20절에서 구약 여러 구절을 엮어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다 죄 아래 있다"는 최종 판결을 내립니다. 그리고 21-26절에서 율법 외에 나타난 하나님의 의, 곧 십자가의 복음을 선포하고, 27-31절에서 그 결과(자랑이 사라짐, 유대인과 이방인이 한 하나님 아래)를 정리합니다.

이 장을 읽을 때 한 가지를 기억하면 좋습니다. 바울은 3:20까지 모든 사람의 입을 막아 놓습니다. 변명할 말이 없는 그 침묵 속에서, 하나님께서 먼저 말씀하십니다. 그것이 은혜입니다.

분수령

3:20 → 3:21

"율법의 행위로 의롭다 하심을 얻을 육체가 없나니"에서 "이제는 율법 외에 하나님의 한 의가 나타났으니"로. 로마서의 어둠과 빛이 맞닿는 곳입니다.

구약의 목소리

시편과 이사야의 합창

10-18절은 시편 14편, 5편, 140편, 10편, 이사야 59장, 시편 36편을 엮어 만든 '성경 구절 목걸이'입니다.

핵심 단어

의 · 믿음 · 은혜 · 구속 · 화목제물

21-26절 여섯 절 안에 '의'와 '의롭다 하다'가 일곱 번, '믿음'이 여섯 번 나옵니다. 복음의 핵심 어휘가 모두 이곳에 모여 있습니다.

Reading Guide · 읽기 안내

이 장을 읽기 전에

본문은 저작권이 만료된 『개역한글』입니다. 『개역개정』과 다른 표현은 노트에서 짚었습니다. 노트는 눌러서 펼치거나 위 메뉴의 "노트 모두 펼치기"로 한 번에 열 수 있습니다.
번역상 짚어 둘 곳무엇을 알아야 하나
3절 "미쁘심"믿음직함, 신실하심. 원문 피스티스는 '믿음'과 같은 단어로, 하나님에게 쓰면 '신실하심'입니다.
7절 "참되심"진실하심. 하나님이 약속하신 대로 행하시는 성품.
12절 "치우쳐"바른 길에서 벗어나 옆으로 비켜 감.
20절 "육체"여기서는 '사람'을 뜻하는 히브리식 표현. "어떤 사람도"라는 뜻.
24절 "구속"救贖, 값을 치르고 되찾음. 노예를 값 주고 풀어 주는 말.
25절 "화목제물"원문 힐라스테리온. 구약 속죄소(시은좌)를 가리키는 말. 노트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25절 "간과하심"看過, 그냥 보아 넘김. 원문은 '(처벌을) 미루어 둠'. 죄를 없던 일로 하셨다는 뜻이 아닙니다.
27절 "믿음의 법"여기서 '법'은 '원리, 원칙'에 가깝습니다. "믿음이라는 원리로".
본문 하이라이트 — 버튼을 누르면 그 범주만 강조됩니다. 밑줄 친 단어를 누르면(데스크톱은 마우스를 올리면) 짧은 뜻이 뜹니다.
3:1–8그럼 유대인의 나음은 무엇인가 — 네 가지 반론

2장 끝에서 바울은 "표면적 유대인이 유대인이 아니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반론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유대인으로 태어난 것, 할례받은 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가?" 3:1-8은 이런 반론들에 빠르게 답하는 단락입니다. 질문과 대답이 짧게 오가서 따라가기가 쉽지 않은데, 네 개의 질문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① 유대인의 나음이 뭔가?(1-2절) ② 유대인이 믿지 않았으면 하나님의 약속은 실패한 것인가?(3-4절) ③ 우리 죄가 하나님의 의를 드러낸다면 하나님이 우리를 벌하시는 것은 불공평하지 않은가?(5-6절) ④ 그렇다면 선을 이루려고 악을 행하자는 말인가?(7-8절). 이 질문들은 로마서 9-11장, 6장에서 다시 자세히 다뤄집니다. 3:1-8은 일종의 '예고편'입니다.

1그런즉 유대인의 나음은 무엇인가

그런즉 유대인의 나음이 무엇이며 할례의 유익이 무엇이뇨

직역 그렇다면 유대인의 이점은 무엇이며, 할례의 유익은 무엇인가?

2장을 들은 유대인이라면 당연히 이렇게 물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외모를 보지 않으시고(2:11), 율법을 가진 것도 소용없고(2:13), 할례도 마음에 해야 한다면(2:29), 유대인으로 태어난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말이오?"

이것은 단순한 말싸움이 아니라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관한 깊은 질문입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셨고, 이스라엘을 택하셨고, 율법과 할례를 주셨습니다. 만일 그것들이 아무 의미가 없다면, 하나님은 약속을 지키지 않으시는 분이 됩니다. 바울은 이 질문을 피하지 않습니다.

원어 · 번역 노트
  • 나음 — 원문 토 페릿손, '남는 것, 넘치는 것'. 다른 사람보다 '더 가진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입니다.
  • 그런즉 운 — 2장의 결론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질문임을 보여 줍니다.
함께 읽을 말씀
  • 롬 9:4-5저희는 이스라엘 사람이라 저희에게는 양자 됨과 영광과 언약들과 율법을 세우신 것과 예배와 약속들이 있고
  • 롬 2:25네가 율법을 행하면 할례가 유익하나
2범사에 많다 —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맡았다

범사에 많으니 우선은 저희가 하나님의 말씀을 맡았음이니라

직역 모든 면에서 많다. 무엇보다 먼저,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들을 맡았다.

바울의 대답은 분명합니다. "범사에 많으니!" 유대인의 특권은 모든 면에서 많습니다. 바울은 2장에서 유대인의 특권을 깎아내리려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그 특권이 구원을 자동으로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했을 뿐입니다.

그 많은 특권 중 바울은 하나를 '우선' 꼽습니다. "저희가 하나님의 말씀을 맡았음이니라." 하나님께서 인류에게 주신 말씀, 곧 구약 성경 전체가 이스라엘에게 맡겨졌습니다. 다른 민족들이 신들의 뜻을 알아내려고 점을 치고 짐승의 내장을 들여다볼 때, 이스라엘은 하나님께서 직접 하신 말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가 그 말씀을 야곱에게 보이시며 그 율례와 규례를 이스라엘에게 보이시는도다 아무 나라에게도 이같이 행치 아니하셨나니"(시 147:19-20).

'맡았다'는 단어도 의미심장합니다. 원문은 '믿고 맡기다'라는 동사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믿고 그 말씀을 맡기셨습니다. 그것은 소유가 아니라 위탁이었습니다. 은행이 맡긴 돈을 잘 관리해서 주인에게 돌려줘야 하듯, 이스라엘은 그 말씀을 지키고 온 세상에 전해야 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손에 들고 있는 구약 성경은 이스라엘이 수천 년 동안 지켜 온 그 말씀입니다.

원어 · 번역 노트
  • 말씀 타 로기아 — '신탁, 하나님의 말씀들'. 행 7:38 "생명의 도(말씀)를 받아 우리에게 주던", 히 5:12 "하나님의 말씀의 초보", 벧전 4:11 "하나님의 말씀을 하는 것같이"에도 쓰였습니다.
  • 맡았음이니라 에피스튜테산 — '믿다(피스튜오)'의 수동형. 3절의 "믿지 아니하였으면"(에피스테산)과 말놀이입니다. 하나님은 그들을 '믿고 맡기셨는데' 그들 중 일부는 '믿지 않았다'.
  • 우선은 — '첫째로'라고 했지만 둘째, 셋째가 이어지지 않습니다. 9:4-5에서 나머지 특권들이 나열됩니다.
함께 읽을 말씀
  • 시 147:19-20그가 그 말씀을 야곱에게 보이시며… 아무 나라에게도 이같이 행치 아니하셨나니
  • 신 4:7-8우리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가 그에게 기도할 때마다 우리에게 가까이 하심과 같이 그 신이 가까이 함을 얻은 큰 나라가 어디 있느냐
  • 행 7:38시내산에서 말하던 그 천사와 우리 조상들과 함께 광야 교회에 있었고 또 생명의 도를 받아 우리에게 주던 자가 이 사람이라
  • 롬 9:4-5저희에게는 양자 됨과 영광과 언약들과 율법을 세우신 것과 예배와 약속들이 있고
3그들이 믿지 않았다면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무너지는가

그러면 어떤 자들이 믿지 아니하였으면 어찌하리요 그 믿지 아니함이 하나님의 미쁘심을 폐하겠느뇨

직역 그렇다면 어떤가? 어떤 자들이 신실하지 않았다면, 그들의 신실하지 않음이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무효로 만들겠는가?

두 번째 질문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말씀을 맡기셨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상당수는 그 말씀을 믿지 않았고, 그 말씀이 가리키던 메시아 예수님도 거부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계획은 실패한 것일까요? 이스라엘에게 하신 약속은 무효가 된 것일까요?

바울의 질문에는 날카로운 말놀이가 있습니다. 같은 어근의 단어가 세 번 나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믿고 맡기셨다'(2절, 피스튜오), 그런데 그들이 '믿지 않았다'(아피스테오), 그 '믿지 않음'(아피스티아)이 하나님의 '미쁘심'(피스티스)을 폐하겠느냐? 사람의 '신실하지 않음'이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무너뜨릴 수 있느냐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은 9-11장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집니다. 9:6 "하나님의 말씀이 폐하여진 것 같지 않도다", 11:1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버리셨느뇨 그럴 수 없느니라", 11:29 "하나님의 은사와 부르심에는 후회하심이 없느니라."

원어 · 번역 노트
  • 미쁘심 — '믿음직스러움, 신실하심'. 오늘날 잘 쓰지 않는 말입니다. 원문 피스티스는 사람에게 쓰면 '믿음', 하나님께 쓰면 '신실하심'으로 옮깁니다. 『개역개정』도 "미쁘심". 고전 1:9 "너희를 불러 그 아들… 과 교제하게 하시는 하나님은 미쁘시도다".
  • 폐하겠느뇨 카타르게오 — 7:2, 6에서 "벗어나다"로 쓰인 단어. '효력을 잃게 하다'. 31절에서 "율법을 폐하느뇨"로 다시 나옵니다.
함께 읽을 말씀
  • 딤후 2:13우리는 미쁨이 없을지라도 주는 일향 미쁘시니 자기를 부인할 수 없으시리라
  • 롬 9:6하나님의 말씀이 폐하여진 것 같지 않도다
  • 롬 11:1-2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버리셨느뇨 그럴 수 없느니라
  • 신 7:9그런즉 너는 알라 오직 네 하나님 여호와는 하나님이시요 신실하신 하나님이시라
  • 애 3:22-23여호와의 자비와 긍휼이 무궁하시므로… 주의 성실이 크도소이다
4사람은 다 거짓되어도 하나님은 참되시다

그럴 수 없느니라 사람은 다 거짓되되 오직 하나님은 참되시다 할지어다 기록된 바 주께서 주의 말씀에 의롭다 함을 얻으시고 판단 받으실 때에 이기려 하심이라 함과 같으니라

직역 절대 그럴 수 없다! 오히려 모든 사람은 거짓말쟁이일지라도 하나님은 참되시다고 하라. 기록된 바, "그리하여 주께서 주의 말씀에 의롭다 인정받으시고, 주께서 판단받으실 때 이기시게 하려 함이라" 한 것과 같다.

로마서에 처음으로 "그럴 수 없느니라"(메 게노이토)가 등장합니다. 바울의 가장 강한 부정입니다. 사람이 신실하지 않다고 해서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무너지는 일은 절대로 없습니다.

"사람은 다 거짓되되 오직 하나님은 참되시다 할지어다." 시편 116:11 "내가 경겁 중에 이르기를 모든 사람이 거짓말장이라 하였도다"를 떠올리게 하는 말입니다. 모든 사람이 약속을 깨도 하나님은 약속을 지키십니다. 온 세상이 거짓말쟁이가 되어도 하나님의 진실하심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바울은 시편 51:4을 인용합니다. 이 시는 다윗이 밧세바와 간음하고 우리아를 죽인 뒤, 선지자 나단의 책망을 듣고 쓴 회개의 시입니다. 다윗은 "내가 주께만 범죄하여 주의 목전에 악을 행하였사오니 주께서 말씀하실 때에 의로우시다 하고 판단하실 때에 순전하시다 하리이다"라고 고백했습니다. 다윗은 자기 죄를 정직하게 인정함으로써 하나님의 판단이 옳으시다는 것을 드러냈습니다.

바울이 하필 이 구절을 인용한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은 사람이 신실할 때만 드러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죄를 지었을 때, 하나님께서 그 죄를 공정하게 심판하시는 것으로도 하나님의 의로우심이 드러납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축복도 약속하셨지만, 불순종하면 심판하신다는 것도 약속하셨습니다(신 28장). 어느 쪽이든 하나님은 말씀하신 대로 행하십니다.

원어 · 번역 노트
  • 그럴 수 없느니라 메 게노이토 — 로마서에 10번 나오는 바울의 독특한 표현(3:4, 6, 31, 6:2, 15, 7:7, 13, 9:14, 11:1, 11). 질문에 이어 나와 터무니없는 결론을 단호히 거부합니다.
  • 판단 받으실 때에 — 70인역 시 51:4을 그대로 인용. 히브리어 원문은 "주께서 판단하실 때에 순전하시다". 헬라어로는 '판단받다(수동)', 또는 '재판하다(중간태)' 둘 다로 읽힙니다. 70인역은 하나님이 마치 법정에서 피고처럼 판단을 받으시지만 결국 '이기신다'는 그림입니다.
  • 이기려 니케세이스 — '승리하다'(나이키의 어원 '니케'). 하나님은 어떤 재판에서도 옳다 인정받으십니다.
함께 읽을 말씀
  • 시 51:4내가 주께만 범죄하여 주의 목전에 악을 행하였사오니 주께서 말씀하실 때에 의로우시다 하고 판단하실 때에 순전하시다 하리이다
  • 시 116:11내가 경겁 중에 이르기를 모든 사람이 거짓말장이라 하였도다
  • 민 23:19하나님은 인생이 아니시니 식언치 않으시고 인자가 아니시니 후회가 없으시도다
  • 딛 1:2영생의 소망을 인함이라 이 영생은 거짓이 없으신 하나님이 영원한 때 전부터 약속하신 것인데
  • 삼하 12:13다윗이 나단에게 이르되 내가 여호와께 죄를 범하였노라
5우리 불의가 하나님의 의를 드러낸다면 하나님이 불의하신가

그러나 우리 불의가 하나님의 의를 드러나게 하면 무슨 말 하리요 내가 사람의 말하는 대로 말하노니 진노를 내리시는 하나님이 불의하시냐

직역 그러나 우리의 불의가 하나님의 의를 돋보이게 한다면, 우리가 무엇이라 말하겠는가? 진노를 내리시는 하나님이 불의하시다는 말인가? (나는 사람의 방식으로 말하고 있다.)

세 번째 질문입니다. 4절에서 바울은 사람의 죄가 오히려 하나님의 의로우심을 드러낸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교묘한 반론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내 죄가 하나님의 의를 더 빛나게 해 드린 셈이네. 그런데 하나님이 나를 벌하신다면 그건 좀 불공평하지 않은가?" 마치 '검은 배경이 흰색을 돋보이게 해 주었는데 왜 검은색을 탓하느냐'는 논리입니다.

바울은 이 질문을 꺼내면서도 불편해합니다. "내가 사람의 말하는 대로 말하노니." "이건 사람의 얕은 생각으로 하는 말인데"라는 양해입니다. 하나님이 불의하시냐는 질문을 입에 올리는 것 자체가 바울에게는 불경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원어 · 번역 노트
  • 드러나게 하면 쉬니스테미 — '함께 세우다 → 입증하다, 돋보이게 하다'. 5:8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에 같은 단어가 쓰였습니다.
  • 진노를 내리시는 — 원문 호 에피페론 텐 오르겐, '진노를 가져오시는'. 1:18, 2:5의 진노와 연결됩니다.
함께 읽을 말씀
  • 롬 9:14그런즉 우리가 무슨 말 하리요 하나님께 불의가 있느뇨 그럴 수 없느니라
  • 욥 34:10-12하나님은 단정코 악을 행치 아니하시며 전능자는 결코 불의를 행치 아니하시고
  • 갈 3:15형제들아 내가 사람의 예대로 말하노니
6결코 아니다 — 그러면 어떻게 세상을 심판하시겠는가

결코 그렇지 아니하니라 만일 그러하면 하나님께서 어찌 세상을 심판하시리요

직역 절대 아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어떻게 세상을 심판하시겠는가?

바울의 대답은 짧고 강력합니다. "결코 그렇지 아니하니라!" 그리고 반론자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전제를 꺼냅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심판하실 분이시다.

유대인이라면 누구나 하나님이 마지막 날 온 세상을 심판하신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반론자의 논리대로라면, 모든 죄인은 "내 죄가 하나님의 의를 돋보이게 했으니 나를 벌하면 안 됩니다"라고 변명할 수 있습니다. 이방인의 우상숭배도, 살인자의 살인도 다 하나님의 의를 '드러낸' 셈이 됩니다. 그러면 하나님은 아무도 심판하실 수 없습니다. 반론자 자신이 기대하는 '이방인에 대한 심판'도 불가능해집니다. 이 논리는 스스로 무너집니다.

아브라함이 소돔을 위해 기도할 때 했던 말이 바탕에 있습니다. "세상을 심판하시는 이가 공의를 행하실 것이 아니니이까"(창 18:25). 하나님이 온 세상의 재판장이시라면, 그분은 반드시 의로우셔야 합니다.

원어 · 번역 노트
  • 세상 코스모스 — 여기서는 온 인류, 특히 이방 세계까지 포함합니다. 19절 "온 세상으로 하나님의 심판 아래 있게"와 연결됩니다.
함께 읽을 말씀
  • 창 18:25세상을 심판하시는 이가 공의를 행하실 것이 아니니이까
  • 시 9:7-8여호와께서 영영히 앉으심이여 심판을 위하여 보좌를 예비하셨도다 공의로 세계를 심판하심이여
  • 행 17:31이는 정하신 사람으로 하여금 천하를 공의로 심판할 날을 작정하시고
7내 거짓이 하나님의 참되심을 드러냈는데 왜 나를 심판하나

그러나 나의 거짓말로 하나님의 참되심이 더 풍성하여 그의 영광이 되었으면 어찌 나도 죄인처럼 심판을 받으리요

직역 그러나 만일 나의 거짓으로 하나님의 진실하심이 더욱 넘쳐 그분의 영광이 되었다면, 어찌하여 나도 아직 죄인으로 심판을 받는가?

5절의 반론이 다시 한 번, 이번에는 1인칭으로 되풀이됩니다. 반론자는 끈질깁니다. "내 거짓말 덕분에 하나님의 진실하심이 더 빛났고, 하나님께 영광이 되었는데, 왜 나를 죄인으로 심판하는가?"

'거짓'과 '참되심'은 4절 "사람은 다 거짓되되 오직 하나님은 참되시다"에서 가져온 단어입니다. 반론자는 바울의 말을 비틀어 자기 죄를 정당화하는 데 쓰고 있습니다. 이것은 오늘날에도 흔한 논리입니다. "어차피 하나님이 용서하실 텐데", "내 실수도 결국 하나님이 선으로 바꾸실 거야"라는 생각으로 죄를 가볍게 여기는 것입니다.

원어 · 번역 노트
  • 나도 — 원문 카고, "나도 여전히". 바울이 반론자의 입장이 되어 말하는 것입니다. 바울 자신의 생각이 아닙니다.
  • 풍성하여 에페릿슈센 — '넘치다'. 5:15, 20 "은혜가 더욱 넘쳤나니"와 같은 단어입니다. 6:1의 "은혜를 더하게 하려고 죄에 거하겠느뇨"가 바로 이 반론의 연장입니다.
함께 읽을 말씀
  • 롬 6:1그런즉 우리가 무슨 말 하리요 은혜를 더하게 하려고 죄에 거하겠느뇨
  • 창 50:20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 하나님이 선으로 바꾸셔도 악은 악
  • 행 2:23그가 하나님의 정하신 뜻과 미리 아신 대로 내어준 바 되었거늘 너희가 법 없는 자들의 손을 빌어 못 박아 죽였으나
8"선을 위해 악을 행하자"? — 그런 비방은 정죄받아 마땅하다

또는 그러면 선을 이루기 위하여 악을 행하자 하지 않겠느냐 어떤 이들이 이렇게 비방하여 우리가 이런 말을 한다고 하니 저희가 정죄 받는 것이 옳으니라

직역 그렇다면 왜 (어떤 이들이 우리를 비방하며 우리가 그렇게 말한다고 주장하듯이) "선이 오도록 악을 행하자" 하지 않겠는가? 그런 자들은 정죄받는 것이 마땅하다.

네 번째 질문은 7절의 논리를 끝까지 밀고 간 결론입니다. "죄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낸다면, 차라리 더 많이 죄를 지어서 하나님을 더 영광스럽게 해 드리자!"

놀라운 것은 이것이 실제로 바울에게 쏟아진 비난이었다는 점입니다. "어떤 이들이 이렇게 비방하여 우리가 이런 말을 한다고 하니." 바울의 대적들은 바울의 은혜의 복음을 이렇게 왜곡했습니다. "바울은 율법이 필요 없다고 한다. 은혜로 다 용서받으니 마음대로 죄를 지어도 된다고 가르친다." 바울이 로마서를 쓴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오해를 풀기 위해서였습니다.

바울은 이 말에 길게 대답하지 않습니다. "저희가 정죄 받는 것이 옳으니라." 이런 말을 하는 사람, 그리고 바울이 그런 말을 한다고 비방하는 사람은 정죄받아 마땅합니다. 이 질문에 대한 본격적인 답은 6장에서 나옵니다. "그런즉 우리가 무슨 말 하리요 은혜를 더하게 하려고 죄에 거하겠느뇨 그럴 수 없느니라 죄에 대하여 죽은 우리가 어찌 그 가운데 더 살리요"(6:1-2).

흥미롭게도, 바울의 복음이 이런 오해를 받았다는 것은 그가 정말로 '값없는 은혜'를 전했다는 증거입니다. 행위로 구원받는다고 가르쳤다면 이런 비난을 받을 일이 없었을 것입니다. 마틴 로이드 존스는 "당신의 복음 설교가 이런 오해를 받은 적이 없다면, 당신은 아직 바울의 복음을 전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원어 · 번역 노트
  • 비방하여 블라스페무메타 — 2:24 "하나님의 이름이… 모독을 받는도다"와 같은 단어. 바울 자신이 '모독당하고' 있었습니다.
  • 정죄 받는 것이 옳으니라 — 원문 "그들의 심판은 정당하다(엔디콘)". 이 말을 하는 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은 공정하다는 뜻입니다.
함께 읽을 말씀
  • 롬 6:1-2은혜를 더하게 하려고 죄에 거하겠느뇨 그럴 수 없느니라 죄에 대하여 죽은 우리가 어찌 그 가운데 더 살리요
  • 롬 6:15그런즉 어찌하리요 우리가 법 아래 있지 아니하고 은혜 아래 있으니 죄를 지으리요 그럴 수 없느니라
  • 유 1:4경건치 아니하여 우리 하나님의 은혜를 도리어 색욕거리로 바꾸고
  • 갈 5:13형제들아 너희가 자유를 위하여 부르심을 입었으나 그러나 그 자유로 육체의 기회를 삼지 말고
TODAY'S MESSAGE · 오늘의 메시지

하나님의 신실하심은 나의 신실함보다 크다

3:1-8은 복잡한 논쟁처럼 보이지만, 그 한가운데 단순하고 아름다운 진리가 있습니다. "사람은 다 거짓되되 오직 하나님은 참되시다." 내가 약속을 지키지 못한 날에도, 하나님은 약속을 지키십니다.

동시에 이 단락은 경고합니다.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은혜를 죄의 핑계로 삼지 말라고. 은혜가 크다는 것은 마음대로 살아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그 큰 은혜에 합당하게 살라는 부르심입니다.

3:9–20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 최종 판결

1:18부터 시작된 긴 고발이 여기서 끝납니다. 바울은 이방인(1장)과 유대인(2장)을 차례로 법정에 세웠고, 이제 최종 판결을 내립니다.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다 죄 아래 있다."

그리고 이 판결의 근거로 구약 성경을 연달아 인용합니다(10-18절). 시편과 이사야의 여러 구절을 꿰어 만든 '성경 구절 목걸이'입니다. 바울은 자기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판결을 내립니다. 이 목걸이는 사람의 상태(10-12절), 말(13-14절), 행동(15-17절), 그리고 근본 원인(18절)을 차례로 고발합니다.

9우리는 나은가? 결코 아니다 — 모두 죄 아래 있다

그러면 어떠하뇨 우리는 나으뇨 결코 아니라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다 죄 아래 있다고 우리가 이미 선언하였느니라

직역 그러면 어떤가? 우리(유대인)가 더 나은가?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가 이미 유대인과 헬라인이 모두 죄 아래 있다고 고발했기 때문이다.

1-8절에서 유대인에게 '범사에 많은' 특권이 있다고 했으니, 다시 질문이 나옵니다. "그러면 우리(유대인)는 나으뇨?" 특권이 많으니 하나님 앞에서도 더 나은 처지가 아니냐는 것입니다. 바울의 답은 단호합니다. "결코 아니라."

왜냐하면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다 죄 아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1:18-2:29 전체의 결론입니다. 바울은 이것을 법정 용어로 말합니다. "우리가 이미 고발했다(선언하였느니라)." 1장에서 이방인을, 2장에서 유대인을 기소했고, 이제 판결만 남았습니다.

중요한 표현은 "죄 아래"입니다. 바울은 '모두가 죄를 지었다'는 것을 넘어서, 모두가 '죄의 권세 아래' 있다고 말합니다. 죄는 우리가 가끔 저지르는 실수가 아니라, 우리를 지배하는 주인입니다. 마치 노예가 '주인 아래' 있듯, 감옥에 갇힌 사람이 '간수 아래' 있듯, 인간은 '죄 아래' 있습니다. 바울은 이 표현을 7:14 "죄 아래 팔렸도다", 갈라디아서 3:22 "성경이 모든 것을 죄 아래 가두었으니"에서도 씁니다. 그래서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더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죄의 권세에서 해방되는 것입니다.

원어 · 번역 노트
  • 나으뇨 프로에코메타 — 신약에서 여기에만 나오는 단어로 뜻이 애매합니다. "우리가 더 나은가?"(대부분의 번역), "우리가 변명할 것이 있는가?", "우리가 더 못한가?" 등으로 읽힙니다. 문맥상 "우리 유대인이 하나님 앞에서 더 유리한가?"가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 결코 아니라 — 원문 우 판토스, "전혀 아니다". 1-2절의 "범사에 많으니"와 모순처럼 보이지만, 1-2절은 '특권'에 관해, 9절은 '죄의 문제'에 관해 말합니다. 특권은 많지만 죄 앞에서는 똑같습니다.
  • 죄 아래 — 로마서에서 '죄(하마르티아)'가 처음으로 단수 명사로, 사람을 지배하는 세력처럼 쓰이는 곳입니다. 5-7장에서 이 '죄'는 왕 노릇 하고(5:21), 주인 노릇 하고(6:14), 속이고 죽이는(7:11) 세력으로 그려집니다.
함께 읽을 말씀
  • 갈 3:22그러나 성경이 모든 것을 죄 아래 가두었으니 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은 약속을 믿는 자들에게 주려 함이니라
  • 롬 7:14나는 육신에 속하여 죄 아래 팔렸도다
  • 롬 11:32하나님이 모든 사람을 순종치 아니하는 가운데 가두어 두심은 모든 사람에게 긍휼을 베풀려 하심이로다
  • 요 8:34죄를 범하는 자마다 죄의 종이라
10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기록한 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직역 기록된 바, "의인은 없다. 한 사람도 없다."

이제 성경 구절 목걸이가 시작됩니다. 첫 구슬은 시편 14편(53편)입니다.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로마서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 중 하나입니다.

이 시편의 원래 문맥이 흥미롭습니다. 시편 14:1은 "어리석은 자는 그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도다"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하늘에서 인생을 굽어보시며 "지각이 있어 하나님을 찾는 자가 있는가" 살피시는데, 결과는 "다 치우쳤으며 함께 더러운 자가 되고 선을 행하는 자가 없으니 하나도 없도다"였습니다. 시편 기자는 '어리석은 자', 곧 하나님 없이 사는 악인들에 대해 말했습니다. 그런데 바울은 이 말씀을 '유대인과 헬라인 모두'에게 적용합니다. 하나님이 굽어보신 '인생' 안에는 이스라엘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도 없으며"라는 반복이 강조합니다. 조금 착한 사람, 꽤 괜찮은 사람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기준에서 '의인', 곧 하나님 앞에 떳떳이 설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전도서 7:20도 같은 말을 합니다. "선을 행하고 죄를 범치 아니하는 의인은 세상에 아주 없느니라."

원어 · 번역 노트
  • 의인 디카이오스 — 1:17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의 '의인'과 같은 단어. 행위로 의인인 사람은 하나도 없지만, 믿음으로 의인이 되는 길이 있다는 것이 로마서의 메시지입니다.
  • 인용 방식 — 시 14:1-3의 70인역은 "선을 행하는 자가 없나니 하나도 없도다"입니다. 바울은 이것을 '의인은 없다'로 바꾸어 요약한 것으로 보입니다(전 7:20의 영향일 수도 있습니다).
함께 읽을 말씀
  • 시 14:1-3어리석은 자는 그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도다… 선을 행하는 자가 없으니 하나도 없도다
  • 시 53:1-3시 14편과 거의 같은 시
  • 전 7:20선을 행하고 죄를 범치 아니하는 의인은 세상에 아주 없느니라
  • 왕상 8:46범죄치 아니하는 사람이 없사오니
  • 요일 1:8만일 우리가 죄 없다 하면 스스로 속이고 또 진리가 우리 속에 있지 아니할 것이요
11깨닫는 자도, 하나님을 찾는 자도 없다

깨닫는 자도 없고 하나님을 찾는 자도 없고

직역 깨닫는 자가 없고, 하나님을 찾는 자가 없다.

시편 14:2의 계속입니다. 하나님은 "지각이 있어 하나님을 찾는 자가 있는가" 보시려고 하늘에서 굽어보셨습니다. 결과는 둘 다 없었습니다.

"깨닫는 자도 없고" — 사람의 지성이 어두워졌습니다. 1:21에서 "미련한 마음이 어두워졌나니"라고 했던 그 상태입니다. 사람은 많은 것을 알지만 가장 중요한 것, 곧 하나님을 바르게 알지 못합니다.

"하나님을 찾는 자도 없고" — 사람의 의지가 하나님을 향하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종교가 있고, 사람들은 신을 찾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사람이 찾는 것은 대개 자기가 원하는 신, 자기를 편하게 해 줄 신이지, 참 하나님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참 하나님을 찾는 일은 하나님께서 먼저 찾아오실 때 시작됩니다. "인자가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니라"(눅 19:10). 아담이 숨었을 때 "네가 어디 있느냐"(창 3:9) 하고 먼저 찾으신 분도 하나님이셨습니다.

원어 · 번역 노트
  • 찾는 자 에크제톤 — '철저히(에크) 찾다(제테오)'. 히 11:6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또한 그가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 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지니라"에 쓰였습니다.
함께 읽을 말씀
  • 시 14:2여호와께서 하늘에서 인생을 굽어 살피사 지각이 있어 하나님을 찾는 자가 있는가 보려 하신즉
  • 창 3:8-9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을 부르시며 그에게 이르시되 네가 어디 있느냐
  • 눅 19:10인자가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니라
  • 요 6:44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지 아니하시면 아무라도 내게 올 수 없으니
  • 사 65:1나는 나를 구하지 아니하던 자에게 물음을 받았으며 나를 찾지 아니하던 자에게 찾아냄이 되었으며 — 바울이 10:20에서 인용
12다 치우쳐 무익하게 되고, 선을 행하는 자는 없다

다 치우쳐 한가지로 무익하게 되고 선을 행하는 자는 없나니 하나도 없도다

직역 모두가 길을 벗어나 함께 쓸모없게 되었다. 선을 행하는 자가 없다. 한 사람도 없다.

시편 14:3입니다. "다 치우쳐" — 모든 사람이 하나님이 정하신 바른 길에서 벗어나 옆길로 갔습니다. 이사야 53:6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과 같은 그림입니다. 길을 잃은 것은 길이 나빠서가 아니라, 각자 '제 길'을 고집했기 때문입니다.

"한가지로 무익하게 되고" — '무익하다'로 번역된 단어는 원래 우유가 상하거나 과일이 썩어서 쓸모없게 된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지으신 목적, 곧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하나님과 교제하는 목적에서 볼 때 사람은 '상해 버린'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10절의 반복으로 마무리합니다. "선을 행하는 자는 없나니 하나도 없도다." 10-12절에서 '없다'는 말이 여섯 번 나옵니다. 의인도 없고, 깨닫는 자도 없고, 찾는 자도 없고, 선을 행하는 자도 없습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보시는 인간의 상태입니다.

원어 · 번역 노트
  • 치우쳐 에크클리노 — '밖으로 기울다, 비켜 가다'. 16:17 "그들에게서 떠나라"에도 쓰였습니다.
  • 무익하게 아크레이오오 — '쓸모없게 되다'. 70인역에서 히브리어 '알라흐'(부패하다, 시큼해지다)를 번역한 말입니다. 마 25:30 "무익한 종"의 '무익한(아크레이오스)'과 같은 어근입니다.
함께 읽을 말씀
  • 시 14:3다 치우쳤으며 함께 더러운 자가 되고 선을 행하는 자가 없으니 하나도 없도다
  • 사 53:6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무리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
  • 렘 17:9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
13그들의 목구멍은 열린 무덤, 혀는 속임, 입술에는 독사의 독

저희 목구멍은 열린 무덤이요 그 혀로는 속임을 베풀며 그 입술에는 독사의 독이 있고

직역 "그들의 목구멍은 열린 무덤이요, 그들의 혀로는 계속 속여 왔다." "독사의 독이 그들의 입술 아래에 있다."

목걸이의 둘째 부분은 말의 죄입니다. 바울은 시편 5:9과 140:3을 엮어서, 목구멍, 혀, 입술, 입(14절)까지, 말이 나오는 신체 기관을 하나씩 짚어 갑니다. 사람의 죄가 가장 쉽고 가장 자주 드러나는 곳이 말이기 때문입니다.

"목구멍은 열린 무덤이요"는 섬뜩한 그림입니다. 무덤 입구를 열어 놓으면 썩은 냄새가 밖으로 나오듯, 사람의 입에서는 마음속의 부패가 말로 흘러나옵니다. 또한 열린 무덤은 '삼킬 준비가 된' 무덤이기도 합니다. 말로 사람을 파멸시키는 것입니다.

"혀로는 속임을 베풀며" — 거짓말, 아첨, 교묘한 말로 사람을 속입니다. "입술에는 독사의 독이 있고" — 뱀의 독이 작은 이빨 끝에 숨어 있다가 순식간에 사람을 죽이듯, 말 한마디가 사람의 마음을 죽이고 관계를 파괴합니다. 야고보서 3:8은 "혀는 능히 길들일 사람이 없나니 쉬지 아니하는 악이요 죽이는 독이 가득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원어 · 번역 노트
  • 인용 — 13절 전반부는 시 5:9(70인역 5:10), 후반부는 시 140:3(70인역 139:4)을 글자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 속임을 베풀며 — 원문 에돌리우산은 미완료형으로 '계속해서 속여 왔다'. 반복적인 습관을 뜻합니다.
함께 읽을 말씀
  • 시 5:9저희 입에 신실함이 없고 저희 심중이 심히 악하며 저희 목구멍은 열린 무덤 같고 저희 혀로는 아첨하나이다
  • 시 140:3뱀같이 그 혀를 날카롭게 하니 그 입술 아래는 독사의 독이 있나이다
  • 약 3:6-8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 죽이는 독이 가득한 것이라
  • 마 12:34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라
14그 입에는 저주와 악독이 가득하다

그 입에는 저주와 악독이 가득하고

직역 "그들의 입은 저주와 쓴 독으로 가득하다."

시편 10:7의 인용입니다. "그 입에는 저주와 궤휼과 포학이 충만하며." 목구멍, 혀, 입술에 이어 이제 입 전체가 저주와 악독으로 가득합니다.

'악독'으로 번역된 단어는 원래 '쓴맛'을 뜻합니다. 마음에 쌓인 원한과 분노가 쓴 즙처럼 입으로 흘러나오는 모습입니다. 히브리서 12:15는 "쓴 뿌리가 나서 괴롭게 하고 많은 사람이 이로 말미암아 더러움을 입을까 두려워하고"라고 경고합니다. 그리고 에베소서 4:31은 성도들에게 "너희는 모든 악독과 노함과 분냄과 떠드는 것과 훼방하는 것을 모든 악의와 함께 버리고"라고 권합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입을 주신 목적은 하나님을 찬양하고 이웃을 축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그 입이 저주와 쓴 말로 가득 찼습니다. 야고보서 3:10 "한 입으로 찬송과 저주가 나는도다 내 형제들아 이것이 마땅치 아니하니라."

원어 · 번역 노트
  • 악독 惡毒 — 원문 피크리아, '쓴맛, 쓴 마음'. 1:29의 '악독(카코에테이아)'과는 다른 단어입니다.
함께 읽을 말씀
  • 시 10:7그 입에는 저주와 궤휼과 포학이 충만하며 혀 밑에는 잔해와 죄악이 있나이다
  • 엡 4:31너희는 모든 악독과 노함과 분냄과 떠드는 것과 훼방하는 것을 모든 악의와 함께 버리고
  • 약 3:9-10이것으로 우리가 주 아버지를 찬송하고 또 이것으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사람을 저주하나니
  • 히 12:15쓴 뿌리가 나서 괴롭게 하고
15그 발은 피 흘리는 데 빠르다

그 발은 피 흘리는데 빠른지라

직역 "그들의 발은 피를 흘리는 데 빠르다."

목걸이의 셋째 부분은 행동의 죄입니다. 말(13-14절)에서 발(15-17절)로 넘어갑니다. 바울은 이사야 59:7-8을 인용합니다. "그 발은 행악하기에 빠르고 무죄한 피를 흘리기에 신속하며."

이사야 59장은 원래 이스라엘에게 한 말씀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오직 너희 죄악이 너희와 너희 하나님 사이를 내었고 너희 죄가 그 얼굴을 가리워서 너희를 듣지 않으시게 함이니라"(사 59:2). 하나님의 백성에게 하신 책망을 바울이 '모든 사람'의 증거로 씁니다. 유대인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말로 시작한 죄는 결국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혀의 독(13절)이 발의 폭력(15절)이 됩니다. 가인은 아벨에게 먼저 말을 걸었고, 그다음 들에서 그를 쳐 죽였습니다(창 4:8). 1:29 목록에서 '시기' 바로 옆에 '살인'이 있었던 것처럼, 마음과 말과 행동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원어 · 번역 노트
  • 인용 — 15-17절은 사 59:7-8을 줄여서 인용했습니다. 잠 1:16 "대저 그 발은 악으로 달려가며 피를 흘리는 데 빠름이니라"도 거의 같은 말입니다.
함께 읽을 말씀
  • 사 59:7그 발은 행악하기에 빠르고 무죄한 피를 흘리기에 신속하며
  • 잠 1:16대저 그 발은 악으로 달려가며 피를 흘리는 데 빠름이니라
  • 잠 6:16-18여호와의 미워하시는 것… 무죄한 자의 피를 흘리는 손과… 빨리 악으로 달려가는 발과
16그 길에는 파멸과 고생이 있다

파멸과 고생이 그 길에 있어

직역 "파멸과 비참함이 그들의 길에 있고"

이사야 59:7 후반부입니다. 피 흘리기에 빠른 사람들이 지나간 '길'에는 무엇이 남습니까? 파멸과 고생입니다. 깨어진 가정, 무너진 관계, 상처받은 사람들. 죄는 그 사람 자신뿐 아니라 그가 지나간 길 위의 모든 것을 부숩니다.

'고생'으로 번역된 단어는 7:24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의 '곤고한'과 같은 어근입니다. 죄는 결국 남에게 고통을 줄 뿐 아니라, 자기 자신도 '곤고한 사람'으로 만듭니다.

원어 · 번역 노트
  • 파멸 쉰트림마 — '산산조각 남'. 사 59:7 히브리어 '쇼드 와셰베르'(황폐와 파멸)를 옮긴 말입니다.
함께 읽을 말씀
  • 사 59:7그 생각은 악한 생각이라 황폐와 파멸이 그 길에 끼쳐졌으며
  • 롬 7:24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 잠 13:15궤휼한 자의 길은 험하니라
17평강의 길을 알지 못했다

평강의 길을 알지 못하였고

직역 "그들은 평화의 길을 알지 못하였다."

이사야 59:8입니다. 파멸과 고생의 길을 걷는 사람들은 평강의 길을 알지 못합니다. 하나님과의 평화, 이웃과의 평화, 자기 자신과의 평화. 그 모든 평화가 사라졌습니다.

이 구절은 앞으로 펼쳐질 복음을 기다리게 합니다. 5:1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얻었은즉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으로 더불어 화평을 누리자." 평강의 길을 알지 못했던 인간에게, 그리스도께서 친히 평강의 길이 되어 오셨습니다. 사가랴는 아들 침례 요한이 태어났을 때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우리 발을 평강의 길로 인도하시리로다"(눅 1:79). 에베소서 2:14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원어 · 번역 노트
  • 평강 平康 — 원문 에이레네, 히브리어 '샬롬'. 전쟁이 없는 상태를 넘어, 모든 관계가 바로잡힌 온전함을 뜻합니다.
함께 읽을 말씀
  • 사 59:8그들은 평강의 길을 알지 못하며 그 행하는 곳에는 공의가 없으며
  • 롬 5:1하나님으로 더불어 화평을 누리자
  • 눅 1:79우리 발을 평강의 길로 인도하시리로다
  • 엡 2:14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헐으시고
18그들 눈앞에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다

저희 눈앞에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느니라 함과 같으니라

직역 "그들의 눈앞에는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다."

목걸이의 마지막 구슬은 시편 36:1입니다. 바울은 모든 죄의 근본 원인을 짚습니다. "저희 눈앞에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느니라."

왜 사람은 말로 남을 죽이고, 발로 피를 흘리고, 평강의 길을 모를까요? 하나님이 눈앞에 계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의식하지 않고, 하나님 앞에서 산다는 생각이 없기 때문입니다. 1:28 "마음에 하나님 두기를 싫어하매"의 결과입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함'은 공포가 아니라 경외입니다. 하나님이 얼마나 크시고 거룩하신 분인지 알기에, 그분 앞에서 옷깃을 여미는 마음입니다. 잠언 1:7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어늘." 요셉은 보디발의 아내의 유혹 앞에서 "내가 어찌 이 큰 악을 행하여 하나님께 득죄하리이까"(창 39:9)라고 말했습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도 하나님이 '눈앞에' 계셨기 때문입니다.

10-18절의 목걸이는 시편 14편 "하나님이 없다"로 시작해서 시편 36편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다"로 끝납니다. 처음과 끝이 같은 진단입니다. 모든 죄는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대하지 않는 데서 시작됩니다.

원어 · 번역 노트
  • 인용 — 시 36:1(70인역 35:2)을 그대로 인용. "악인의 죄과가 내 마음에 이르기를 그 눈에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빛이 없다 하니".
  • 함과 같으니라 — 10절 "기록한 바"로 시작한 인용이 여기서 끝납니다.
함께 읽을 말씀
  • 시 36:1악인의 죄과가 내 마음에 이르기를 그 눈에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빛이 없다 하니
  • 잠 1:7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어늘
  • 창 39:9그런즉 내가 어찌 이 큰 악을 행하여 하나님께 득죄하리이까
  • 창 20:11이곳에서는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정녕 없으니 — 아브라함의 말
  • 고후 7:1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가운데서 거룩함을 온전히 이루어
10–18절 목걸이구약 출처고발하는 것
10–12절시 14:1–3 (53:1–3)상태 — 의인도, 깨닫는 자도, 찾는 자도 없음
13절 상시 5:9목구멍과 혀 — 무덤과 속임
13절 하시 140:3입술 — 독사의 독
14절시 10:7입 — 저주와 악독
15–17절사 59:7–8 (잠 1:16)발과 길 — 피, 파멸, 평강 없음
18절시 36:1뿌리 —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음
19모든 입을 막고 온 세상을 하나님의 심판 아래

우리가 알거니와 무릇 율법이 말하는 바는 율법 아래 있는 자들에게 말하는 것이니 이는 모든 입을 막고 온 세상으로 하나님의 심판 아래 있게 하려 함이니라

직역 우리가 알기로, 율법이 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율법 아래 있는 자들에게 말하는 것이다. 이는 모든 입이 막히고 온 세상이 하나님 앞에 유죄 판결을 받게 하려는 것이다.

유대인이라면 이렇게 반박할 수 있습니다. "방금 인용한 시편 구절들은 악인과 이방인에 대한 말씀이지, 우리 이야기가 아니오." 바울은 이것을 막습니다. "율법이 말하는 바는 율법 아래 있는 자들에게 말하는 것이니." 구약 성경은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책입니다. 그 책이 '의인은 없다'고 말한다면, 그 말은 무엇보다 먼저 그 책을 받은 사람들, 곧 유대인에게 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바울은 법정 장면으로 결론을 내립니다. "모든 입을 막고." 법정에서 검사가 결정적인 증거를 내놓으면, 피고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어 입을 다뭅니다. 이방인은 1장에서 "핑계치 못할지니라"는 판결을 받았고, 유대인도 2장에서 "핑계치 못할 것은"이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제 온 세상이 하나님 앞에서 입을 다물었습니다. 누구도 "나는 의롭습니다"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온 세상으로 하나님의 심판 아래 있게." 유대인과 이방인 모두, 곧 '온 세상'이 하나님의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기다리는 피고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1:18-3:20 전체의 최종 결론입니다.

그런데 이 침묵은 절망의 끝이 아니라 은혜의 시작입니다. 사람이 자기 의를 주장하며 떠드는 동안에는 하나님의 은혜를 들을 수 없습니다. 모든 입이 막힌 그 순간, 21절에서 하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이제는."

원어 · 번역 노트
  • 율법 노모스 — 여기서는 모세오경만이 아니라 방금 인용한 시편과 이사야를 포함한 구약 전체를 가리킵니다. 요 10:34, 고전 14:21에서도 시편과 이사야를 '율법'이라 부릅니다.
  • 막고 프라게 — '울타리를 치다, 막다'. 히 11:33 "사자들의 입을 막기도 하며"에 쓰였습니다.
  • 심판 아래 있게 휘포디코스 — 신약에서 여기에만 나오는 법정 용어. '재판에 걸린, 유죄로 판명되어 처벌받을'.
함께 읽을 말씀
  • 욥 40:4-5나는 미천하오니 무엇이라 주께 대답하리이까 손으로 내 입을 가릴 뿐이로소이다
  • 시 130:3여호와여 주께서 죄악을 감찰하실진대 주여 누가 서리이까
  • 갈 3:22-24성경이 모든 것을 죄 아래 가두었으니… 율법이 우리를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는 몽학선생이 되어
  • 롬 1:20; 2:1그러므로 저희가 핑계치 못할지니라… 네가 핑계치 못할 것은
20율법의 행위로는 아무도 의롭게 될 수 없다 — 율법은 죄를 알게 한다

그러므로 율법의 행위로 그의 앞에 의롭다 하심을 얻을 육체가 없나니 율법으로는 죄를 깨달음이니라

직역 왜냐하면 율법의 행위들로는 어떤 육체도 그분 앞에서 의롭다 함을 받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율법을 통해서는 죄를 알게 되는 것이다.

드디어 고발의 최종 결론입니다. "율법의 행위로 그의 앞에 의롭다 하심을 얻을 육체가 없나니." 이 구절은 시편 143:2 "주의 종에게 심판을 행치 마소서 주의 목전에는 의로운 인생이 하나도 없나이다"를 바탕으로 합니다. 다윗 같은 사람도 하나님 앞에서 자기 의를 내세울 수 없었습니다.

"율법의 행위"는 율법이 요구하는 일들을 지키는 것입니다. 2:13에서 바울은 "율법을 행하는 자라야 의롭다 하심을 얻으리니"라고 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10-18절이 보여 주듯, 율법을 온전히 행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니 율법의 행위로 의롭다 함을 받을 수 있는 사람도 아무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율법은 왜 주셨을까요? "율법으로는 죄를 깨달음이니라." 율법은 구원의 사다리가 아니라 진단의 거울입니다. 거울은 얼굴에 묻은 얼룩을 보여 주지만, 그 얼룩을 닦아 주지는 못합니다. 율법은 우리가 죄인이라는 것을 정확히 보여 주어, 우리를 그리스도께로 이끕니다. 이것이 7장에서 바울이 자세히 풀어 갈 주제입니다. "율법으로 말미암지 않고는 내가 죄를 알지 못하였으니"(7:7).

원어 · 번역 노트
  • 율법의 행위 에르가 노무 — 바울 서신에 8번 나오는 표현(롬 3:20, 28, 갈 2:16 세 번, 3:2, 5, 10). 최근 일부 학자들은 이것을 할례, 음식법, 안식일처럼 유대인을 이방인과 구별하는 '정체성 표지'로 좁게 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바울은 바로 앞에서 말과 행동의 도덕적 죄를 고발했으므로, 율법이 요구하는 행위 전체를 포함한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 육체가 없나니 — 원문 "모든 육체가 의롭다 함을 받지 못할 것이다". '육체'(사르크스)는 '연약한 인간'을 뜻하는 히브리식 표현. 시 143:2의 "인생"을 바울이 '육체'로 바꾸었습니다(갈 2:16도 같음).
  • 깨달음 에피그노시스 — '위에서(에피) 앎(그노시스)', 곧 분명하고 정확한 인식.
함께 읽을 말씀
  • 시 143:2주의 종에게 심판을 행치 마소서 주의 목전에는 의로운 인생이 하나도 없나이다
  • 갈 2:16사람이 의롭게 되는 것은 율법의 행위로 말미암음이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는 줄 알므로
  • 롬 7:7율법으로 말미암지 않고는 내가 죄를 알지 못하였으니
  • 롬 4:15율법은 진노를 이루게 하나니
  • 갈 3:24이같이 율법이 우리를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는 몽학선생이 되어 우리로 하여금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 함을 얻게 하려 함이니라
TODAY'S MESSAGE · 오늘의 메시지

입을 다물 때 은혜가 들립니다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이 말씀을 들으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변명하고 싶어집니다. "그래도 나는 저 사람보다는 낫잖아."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는 모든 입이 막힙니다.

이 침묵은 수치가 아니라 해방입니다. 더 이상 내가 의롭다고 증명하려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내가 죄인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그 자리에서, 하나님께서 "이제는"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나는 하나님 앞에서 무엇을 변명하고 있습니까?

3:21–26그러나 이제는 — 십자가에서 나타난 하나님의 의

"이제는." 성경 전체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환 가운데 하나입니다. 1:18부터 3:20까지 바울은 인류를 어둠 속에 세워 두었습니다. 모든 입이 막혔고, 온 세상이 유죄 판결을 기다립니다. 바로 그때, 하나님께서 율법과는 전혀 다른 길을 여십니다.

이 여섯 절은 원문으로 사실상 하나의 긴 문장(22-26절)과 서론(21절)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 안에 복음의 핵심 단어들이 빽빽하게 들어 있습니다. 의, 믿음, 차별 없음, 죄, 영광, 은혜, 값없이, 구속, 화목제물, 피, 간과, 의로우심. 이 단락을 천천히, 한 단어씩 음미하며 읽으십시오.

21이제는 율법 외에 하나님의 한 의가 나타났다

이제는 율법 외에 하나님의 한 의가 나타났으니 율법과 선지자들에게 증거를 받은 것이라

직역 그러나 이제는 율법과 상관없이 하나님의 의가 나타났다. 그것은 율법과 선지자들이 증언한 것이다.

"이제는"은 단순히 '다음으로'라는 연결어가 아닙니다. 시대가 바뀌었다는 선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로 하나님의 구원 역사에 새 시대가 열렸습니다. 6:22 "이제는 너희가 죄에게서 해방되고", 7:6 "이제는 우리가… 율법에서 벗어났으니", 8:1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로마서의 '이제는'은 모두 이 새 시대를 가리킵니다.

"율법 외에" — 하나님의 의가 율법을 지키는 것과 상관없이 나타났습니다. 20절에서 율법의 행위로는 아무도 의롭게 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다른 길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은 율법을 지켜서 얻는 의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직접 주시는 의의 길을 여셨습니다.

그렇다고 이것이 구약과 단절된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율법과 선지자들에게 증거를 받은 것이라." '율법과 선지자'는 구약 전체를 부르는 말입니다. 아브라함이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았고(창 15:6, 4장에서 다룸), 하박국은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합 2:4)고 했고, 이사야는 고난받는 종이 많은 사람을 의롭게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사 53:11). 구약은 처음부터 이 의를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1:2의 "선지자들로 말미암아… 미리 약속하신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원어 · 번역 노트
  • 이제는 뉘니 데 — 강조형 '이제'(뉘니)와 반전의 '그러나'(데). 7:6, 17에도 나옵니다.
  • 나타났으니 페파네로타이 — 1:17의 '나타나서'(아포칼륍테타이, 계시되다)와 다른 단어로, '공개적으로 드러내다'. 완료형이어서 '한 번 나타나 지금도 계속 드러나 있다'는 뜻입니다.
  • 하나님의 한 의 — 원문에는 '한'(하나의)이 없습니다. 『개역』이 '어떤 의'의 느낌을 살려 넣은 것입니다. 『개역개정』은 "하나님의 한 의".
함께 읽을 말씀
  • 롬 1:2, 17선지자들로 말미암아 성경에 미리 약속하신 것이라…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 창 15:6아브람이 여호와를 믿으니 여호와께서 이를 그의 의로 여기시고
  • 사 53:11나의 의로운 종이 자기 지식으로 많은 사람을 의롭게 하며 또 그들의 죄악을 친히 담당하리로다
  • 렘 23:6그 이름은 여호와 우리의 의라 일컬음을 받으리라
  • 눅 24:44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글과 시편에 나를 가리켜 기록된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하리라
22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 모든 믿는 자에게, 차별 없이

곧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모든 믿는 자에게 미치는 하나님의 의니 차별이 없느니라

직역 곧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예수 그리스도의 신실하심)을 통하여 믿는 모든 이에게 이르는 하나님의 의다. 차별이 없다.

이 의가 어떻게 우리에게 옵니까?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율법의 행위가 아니라 믿음입니다. 내가 무엇을 해서 얻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신뢰하고 그분께 나를 맡기는 것입니다.

누구에게 옵니까? "모든 믿는 자에게." 유대인이든 이방인이든, 교회에 오래 다녔든 오늘 처음 믿었든, 착하게 살았든 큰 죄를 지었든, 믿는 사람이면 '모두'에게 이 의가 주어집니다. 1:16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의 실현입니다.

그리고 바울은 짧게 덧붙입니다. "차별이 없느니라." 2:11에서 "하나님께서 외모로 사람을 취하지 아니하심이니라"고 했을 때는 심판에 차별이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이제는 구원에도 차별이 없습니다. 심판 앞에서 모두가 같았던 것처럼, 은혜 앞에서도 모두가 같습니다. 10:12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차별이 없음이라 한 분이신 주께서 모든 사람의 주가 되사 저를 부르는 모든 사람에게 부요하시도다."

원어 · 번역 노트
  •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 원문 디아 피스테오스 예수 크리스투는 문법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우리의 믿음)로도,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신실하심)으로"(그리스도의 순종)로도 읽힙니다. 최근 학계에서 활발히 논의되는 문제입니다. 전통적으로는 전자로 읽어 왔고, 후자로 읽으면 '그리스도께서 십자가까지 하나님께 신실하셨기에 그 신실하심을 통해 의가 온다'는 뜻이 됩니다. 어느 쪽이든 바로 뒤의 "모든 믿는 자에게"가 있으므로, 우리가 믿음으로 그 의를 받는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 미치는 — 원문에는 '미치다'라는 동사가 없고 "모든 믿는 자들에게로(에이스)"라는 전치사구만 있습니다. 일부 사본에는 "모든 자들에게와 모든 자들 위에"라고 되어 있습니다(킹제임스).
  • 차별 디아스톨레 — '구별, 사이를 벌림'. 10:12, 고전 14:7(음의 '분별')에 쓰였습니다.
함께 읽을 말씀
  • 롬 10:12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차별이 없음이라 한 분이신 주께서 모든 사람의 주가 되사
  • 갈 3:28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자나 남자나 여자 없이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
  • 빌 3:9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은 것이니 곧 믿음으로 하나님께로서 난 의라
  • 행 15:9믿음으로 저희 마음을 깨끗이 하사 저희나 우리나 분간치 아니하셨느니라
23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여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했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직역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고, 하나님의 영광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왜 차별이 없을까요?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1:18-3:20의 긴 고발을 한 줄로 요약한 문장입니다. 차별 없는 구원은 차별 없는 죄에서 시작됩니다. 아무도 남보다 나을 것이 없기에, 아무도 남보다 덜 은혜가 필요한 사람이 없습니다.

바울은 죄의 결과를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라고 표현합니다. 화살이 과녁에 미치지 못하고 떨어지듯, 사람은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목표에 이르지 못합니다. 히브리어와 헬라어에서 '죄'라는 말 자체가 '과녁을 빗나가다'라는 뜻에서 나왔다는 설명이 자주 소개됩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영광'은 무엇일까요? 하나님은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셨고(창 1:27), "영화와 존귀로 관을 씌우셨나이다"(시 8:5). 사람은 하나님의 영광을 반사하는 거울로 지음받았습니다. 그런데 1:23에서 사람은 "하나님의 영광을… 우상으로 바꾸었"고, 그 결과 영광을 잃어버렸습니다. 유대 전통에서는 아담이 타락하면서 처음 지녔던 영광을 잃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좋은 소식은, 이 잃어버린 영광이 그리스도 안에서 회복된다는 것입니다. 5:2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고 즐거워하느니라", 8:30 "의롭다 하신 그들을 또한 영화롭게 하셨느니라", 고린도후서 3:18 "우리가 다 수건을 벗은 얼굴로 거울을 보는 것같이 주의 영광을 보매 저와 같은 형상으로 화하여 영광으로 영광에 이르니."

원어 · 번역 노트
  • 범하였으매 헤마르톤 — 부정과거형. 5:12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와 똑같은 형태입니다. 인류 전체의 죄를 하나의 사실로 요약합니다.
  • 이르지 못하더니 휘스테룬타이 — 현재형. '모자라다, 결핍되어 있다'. 눅 15:14 탕자가 "궁핍한지라", 히 4:1 "미치지 못할 자"에 쓰였습니다. 과거에 죄를 지었고(부정과거), 그 결과 지금도 영광이 결핍된 상태에 있습니다(현재).
  • 개역의 시제 — 『개역한글』은 "이르지 못하더니"로 과거형처럼 옮겼지만, 원문은 현재형입니다. 『개역개정』도 "이르지 못하더니". 뜻으로는 "지금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입니다.
함께 읽을 말씀
  • 롬 5:12이와 같이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 이는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 롬 1:23썩어지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영광을 썩어질… 우상으로 바꾸었느니라
  • 시 8:5저를 천사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 영화와 존귀로 관을 씌우셨나이다
  • 롬 8:30의롭다 하신 그들을 또한 영화롭게 하셨느니라
  • 고후 3:18저와 같은 형상으로 화하여 영광으로 영광에 이르니
24그리스도 예수 안의 구속으로,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직역 그들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을 통하여, 그분의 은혜로, 선물로서 의롭다 하심을 받는다.

23절의 절망적인 진단 바로 뒤에, 복음이 나옵니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했으나, 그 모든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구절에는 칭의의 네 가지 차원이 다 들어 있습니다.

① 의롭다 하심(칭의) — 법정에서 재판관이 피고에게 "무죄, 의롭다"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실제로 착한 사람으로 '만드시는' 것(성화)과 구별됩니다. 칭의는 신분의 변화입니다. 죄인이 하나님 앞에서 '의인'의 신분을 얻는 것입니다.

② 값없이 — 원문 도레안은 '선물로, 거저'라는 뜻입니다. 요한복음 15:25 "저희가 이유 없이 나를 미워하였다"의 '이유 없이'가 같은 단어입니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이유 없이' 미워했는데, 하나님은 우리를 '이유 없이', 아무 자격 없이 의롭다 하십니다.

③ 하나님의 은혜로 — 은혜는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호의입니다. '값없이'와 '은혜로'가 겹쳐서 강조됩니다. 우리 쪽에서 내놓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④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말미암아 — 그렇다고 칭의가 '공짜'인 것은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값없지만, 하나님께는 엄청난 값이 들었습니다. '구속'은 노예 시장에서 몸값을 치르고 노예를 사서 자유인으로 풀어 주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구약에서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애굽의 종살이에서 '구속'하셨다고 말합니다(출 6:6, 신 7:8). 그리스도께서는 자기 목숨을 몸값으로 내주셨습니다. "인자가 온 것은…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막 10:45).

원어 · 번역 노트
  • 구속 救贖 — '구원할 구', '속죄할 속'. 원문 아폴뤼트로시스는 '몸값(뤼트론)을 치르고 풀어 줌'. 8:23 "우리 몸의 구속", 엡 1:7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은혜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피로 말미암아 구속 곧 죄 사함을 받았으니"에 쓰였습니다.
  •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 원문 디카이우메노이는 현재 분사 수동형으로, 23절 "모든 사람"과 연결됩니다. 『개역』은 과거 완료처럼 옮겼지만, 뜻은 "의롭다 하심을 받는다"입니다.
  • 은혜 카리스 — 원문 "그분의 은혜로(테 아우투 카리티)". 로마서에 24번 나오는 핵심 단어입니다. 5:15-21에서 아담의 죄와 대조되어 "넘치는" 것으로 그려집니다.
함께 읽을 말씀
  • 엡 2:8-9너희가 그 은혜를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었나니 이것이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 막 10:45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 엡 1:7그의 피로 말미암아 구속 곧 죄 사함을 받았으니
  • 출 6:6내가… 큰 재앙들로 너희를 구속하여
  • 사 55:1돈 없는 자도 오라 너희는 와서 사 먹되 돈 없이 값 없이 와서 포도주와 젖을 사라
  • 딛 3:7우리로 저의 은혜를 힘입어 의롭다 하심을 얻어 영생의 소망을 따라 후사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
25하나님이 예수를 화목제물로 세우셨다 — 전에 지은 죄를 간과하심

이 예수를 하나님이 그의 피로써 믿음으로 말미암는 화목제물로 세우셨으니 이는 하나님께서 길이 참으시는 중에 전에 지은 죄를 간과하심으로 자기의 의로우심을 나타내려 하심이니

직역 하나님께서 그를 그의 피로써, 믿음을 통하여, 속죄의 자리(화목제물)로 공개적으로 세우셨다. 이것은 하나님의 의로우심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하나님께서 오래 참으시는 가운데 이전에 지은 죄들을 (처벌하지 않고) 넘겨 두셨기 때문이다.

24절에서 '구속'이 노예 시장의 언어였다면, 25절의 '화목제물'은 성전의 언어입니다. 이 단어(힐라스테리온)는 구약 헬라어 성경에서 지성소에 있는 언약궤의 뚜껑, 곧 속죄소(시은좌)를 가리키는 말로 쓰였습니다(출 25:17-22, 히 9:5).

속죄소가 무엇인지 알면 이 구절이 살아납니다. 일 년에 한 번 대속죄일에, 대제사장은 홀로 지성소에 들어가 짐승의 피를 속죄소 위에 뿌렸습니다(레 16:14-15). 그 피가 언약궤 안의 율법 돌판(이스라엘이 어긴 율법)과 그 위에 임재하신 하나님 사이를 가렸습니다. 그 피로 이스라엘의 죄가 속해졌고, 하나님은 그 자리에서 백성을 만나 주셨습니다. "내가 거기서 너와 만나고"(출 25:22).

바울은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바로 그 속죄소로 세우셨다. 이제 죄인이 하나님을 만나는 자리는 성전 지성소 깊숙한 곳이 아니라,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는 휘장 뒤에 숨겨진 것이 아니라 "세우셨으니", 곧 모두가 볼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내걸린 자리입니다. 예수님이 돌아가실 때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로 찢어졌습니다(마 27:51).

이 화목제물은 하나님이 스스로 세우셨습니다. 이방 종교에서는 사람이 제물을 바쳐 화난 신을 달랬습니다. 그러나 성경에서는 하나님께서 친히 제물을 준비하셨습니다. 아브라함에게 "여호와 이레"(하나님이 준비하신다, 창 22:8, 14)였던 것처럼. 요한일서 4:10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오직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위하여 화목제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니라."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하셔야 했을까요? 바울은 놀라운 이유를 말합니다. "전에 지은 죄를 간과하심으로 자기의 의로우심을 나타내려 하심이니." 구약 시대 내내 하나님은 사람들의 죄를 즉시 다 심판하지 않으시고 '참아 주셨습니다'. 짐승의 피로 드리는 제사가 있었지만, 히브리서 10:4 말대로 "황소와 염소의 피가 능히 죄를 없이 하지 못함이라". 그렇다면 하나님은 죄를 그냥 넘어가시는 불의한 분인가? 십자가가 그 질문에 답합니다. 하나님은 죄를 결코 가볍게 여기신 것이 아니라, 그 모든 죄에 대한 심판을 십자가에서 자기 아들에게 쏟으시려고 미뤄 두신 것입니다.

원어 · 번역 노트
  • 화목제물 힐라스테리온 — 해석이 크게 두 갈래입니다. ① '속죄소, 시은좌'(70인역 출 25:17 이하에서 21번, 히 9:5). ② '진노를 달래는 제물(propitiation)' 또는 '죄를 씻는 제물(expiation)'.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 단어가 하나님의 진노(1:18)를 거두는 것과 죄를 씻는 것을 모두 포함한다고 봅니다. 『개역』의 '화목제물'은 레위기의 '화목제'(쉘라밈)와 혼동될 수 있지만, 여기서는 '속죄의 제물, 속죄의 자리'를 뜻합니다. 『새번역』은 "속죄제물".
  • 세우셨으니 프로에테토 — '앞에(프로) 두다(티테미)'. ① '공개적으로 내걸다', ② '미리 계획하다'(1:13 "작정하였으나"에 같은 단어). 두 뜻이 함께 들어 있다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하나님께서 오래전부터 계획하셨고, 이제 공개적으로 세우셨습니다.
  • 간과하심 看過 — '보아 넘김'. 원문 파레시스는 신약에서 여기에만 나오는 단어로, '용서'(아페시스)와 달리 '처벌을 잠시 보류함, 미루어 둠'을 뜻합니다. 하나님이 죄를 못 본 척하신 것이 아니라, 심판을 미루어 두셨다는 뜻입니다. 행 17:30 "알지 못하던 시대에는 하나님이 허물치 아니하셨거니와"와 같은 생각입니다.
  • 길이 참으시는 중에 — 원문 엔 테 아노케, 2:4 "용납하심"과 같은 단어. 하나님의 '휴전 기간'이었습니다.
  • 그의 피로써 믿음으로 말미암는 — 원문 순서는 "믿음을 통하여, 그의 피로". '피'가 화목제물을 꾸미는지, '믿음'을 꾸미는지 논란이 있지만, 대부분 "그의 피로 (세워진) 화목제물, 믿음으로 받는"으로 이해합니다.
함께 읽을 말씀
  • 출 25:17-22정금으로 속죄소를 만들되… 내가 거기서 너와 만나고
  • 레 16:14-16수송아지의 피를 취하여 손가락으로 속죄소 동편에 뿌리고… 이스라엘 자손의 부정과 그 범한 모든 죄를 인하여 지성소를 위하여 속죄하고
  • 히 9:5그 위에 속죄소를 덮는 영광의 그룹들이 있으니
  • 요일 2:2저는 우리 죄를 위한 화목제니 우리만 위할 뿐 아니요 온 세상의 죄를 위하심이라
  • 요일 4:10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위하여 화목제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니라
  • 히 9:15첫 언약 때에 범한 죄를 속하려고 죽으사
  • 행 17:30알지 못하던 시대에는 하나님이 허물치 아니하셨거니와 이제는 어디든지 사람을 다 명하사 회개하라 하셨으니
  • 창 22:8, 14하나님이 자기를 위하여 친히 준비하시리라… 여호와 이레
26자기도 의로우시고, 예수 믿는 자를 의롭다 하시는 하나님

곧 이 때에 자기의 의로우심을 나타내사 자기도 의로우시며 또한 예수 믿는 자를 의롭다 하려 하심이니라

직역 곧 지금 이때에 그분의 의로우심을 나타내시려는 것이니, 이는 그분 자신이 의로우시며 또한 예수를 믿는 자를 의롭다 하시는 분이 되시려는 것이다.

21-26절의 절정입니다. 그리고 복음이 해결하는 가장 깊은 문제가 여기서 드러납니다.

하나님 앞에는 두 가지 요구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하나님 자신이 의로우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의로운 재판관은 죄를 그냥 넘어갈 수 없습니다. 잠언 17:15 "악인을 의롭다 하며 의인을 악하다 하는 이 두 자는 다 여호와의 미워하심을 입느니라." 다른 하나는 하나님께서 죄인을 사랑하셔서 구원하기 원하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의로우시기만 하면 모든 죄인은 멸망해야 하고, 하나님이 사랑만 하시면 죄를 대충 넘어가는 불의한 분이 됩니다.

십자가는 이 두 요구를 동시에 이룹니다. "자기도 의로우시며 또한 예수 믿는 자를 의롭다 하려 하심이니라." 하나님은 죄를 결코 대충 넘기지 않으셨습니다. 십자가에서 죄에 대한 심판이 남김없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의로우십니다'. 그리고 그 심판을 그리스도께서 대신 받으셨기에, 하나님은 예수 믿는 자를 '의롭다 하실' 수 있습니다. 시편 85:10 "인애와 진리가 같이 만나고 의와 화평이 서로 입맞추었으며"가 십자가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이 때에"는 25절의 '전에'와 대조됩니다. 전에는 하나님께서 참으시며 죄를 '간과하셨지만', 이제 그리스도의 때에 하나님의 의로우심이 십자가에서 공개적으로 증명되었습니다. 십자가는 하나님의 사랑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정의를 보여 주는 사건입니다.

원어 · 번역 노트
  • 예수 믿는 자 — 원문 톤 에크 피스테오스 예수, "예수의 믿음에서 난 자". 22절처럼 '예수님을 믿는 자'로도, '예수님의 신실하심에 근거한 자'로도 읽힙니다.
  • 의로우시며… 의롭다 하려 — 같은 어근(디카이오스 / 디카이온타)을 겹쳐 쓴 말놀이. "의로운 분이 의롭게 하신다."
  • 이 때에 — 원문 엔 토 뉜 카이로, "지금의 때에". 21절 "이제는"과 연결되는 시대 전환의 표현입니다.
함께 읽을 말씀
  • 사 45:21나 외에 다른 신이 없나니 나는 공의를 행하며 구원을 베푸는 하나님이라 나 외에 다른 이가 없느니라
  • 시 85:10인애와 진리가 같이 만나고 의와 화평이 서로 입맞추었으며
  • 잠 17:15악인을 의롭다 하며 의인을 악하다 하는 이 두 자는 다 여호와의 미워하심을 입느니라
  • 고후 5:21하나님이 죄를 알지도 못하신 자로 우리를 대신하여 죄를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저의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니라
  • 벧전 3:18그리스도께서도 한번 죄를 위하여 죽으사 의인으로서 불의한 자를 대신하셨으니
  • 사 53:5-6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여호와께서는 우리 무리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
TODAY'S MESSAGE · 오늘의 메시지

십자가 앞에서 나는 무엇을 봅니까

십자가는 두 가지를 동시에 보여 줍니다. 하나는 내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죽으셔야 할 만큼. 다른 하나는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입니다. 그 아들을 내어 주실 만큼.

'값없이'라는 말을 가볍게 듣지 마십시오. 나에게 값이 없는 것은, 누군가가 그 값을 다 치렀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나님께서 나를 '의롭다' 하신다는 이 선언을, 내 공로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피에 근거해 감사함으로 받으십시오.

3:27–31자랑할 데가 어디뇨 — 믿음의 법, 한 분 하나님

21-26절의 위대한 선언 뒤에, 바울은 다시 질문과 대답의 형식으로 돌아와 세 가지 결론을 끌어냅니다. ① 사람의 자랑은 사라진다(27-28절). ② 하나님은 유대인만의 하나님이 아니시다(29-30절). ③ 그렇다고 율법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굳게 선다(31절). 이 세 결론은 4장에서 아브라함을 예로 들어 다시 하나씩 증명됩니다.

27자랑할 데가 어디뇨 — 있을 수 없다

그런즉 자랑할 데가 어디뇨 있을 수가 없느니라 무슨 법으로냐 행위로냐 아니라 오직 믿음의 법으로니라

직역 그렇다면 자랑은 어디 있는가? 배제되었다. 어떤 법으로? 행위의 법으로인가? 아니다. 믿음의 법으로다.

첫 번째 결론입니다. "자랑할 데가 어디뇨?" 2:17에서 유대인은 "율법을 의지하며 하나님을 자랑"했고, 2:23에서 "율법을 자랑"했습니다. 그런데 의롭다 하심이 '값없이, 은혜로' 주어진다면, 사람이 자랑할 것이 남아 있을까요? "있을 수가 없느니라." 원문은 '문이 닫혀 밖으로 쫓겨났다'는 뜻입니다. 자랑이 영원히 추방되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바울은 두 가지 '법'을 비교합니다. "행위로냐?" 만일 의롭다 하심이 '행위의 원리'로 주어진다면, 사람은 자랑할 수 있습니다. "내가 열심히 해서 얻었다." 그러나 "오직 믿음의 법으로니라." 믿음은 본질적으로 '받는 것'입니다. 거지가 손을 내밀어 빵을 받았다고 해서, 그 손을 자랑하지는 않습니다. 믿음은 빈손입니다. 그래서 믿음으로 받는 구원 앞에서는 아무도 자랑할 수 없습니다.

고린도전서 1:29-31 "아무 육체라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 자랑하는 자는 주 안에서 자랑하라." 사람의 자랑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하나님에 대한 자랑이 채웁니다. 5:11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 안에서 또한 즐거워(자랑)하느니라."

원어 · 번역 노트
  • 있을 수가 없느니라 — 원문 엑세클레이스테, '밖에(엑) 잠겨 버렸다(클레이오)'. 부정과거 수동형. 십자가에서 한 번에, 결정적으로 자랑이 추방되었다는 뜻입니다.
  • 믿음의 법 — 여기서 '법(노모스)'은 '원리, 원칙'으로 보는 해석이 일반적입니다. 다른 해석은 '믿음으로 바르게 이해한 모세 율법'(31절과 연결)입니다. 8:2 "생명의 성령의 법"과 비교해 볼 만합니다.
함께 읽을 말씀
  • 고전 1:29-31아무 육체라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 자랑하는 자는 주 안에서 자랑하라
  • 엡 2:8-9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이는 누구든지 자랑치 못하게 함이니라
  • 갈 6:14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 렘 9:23-24지혜로운 자는 그 지혜를 자랑치 말라… 자랑하는 자는 이것으로 자랑할지니 곧 명철하여 나를 아는 것
  • 롬 4:2만일 아브라함이 행위로써 의롭다 하심을 얻었으면 자랑할 것이 있으려니와 하나님 앞에서는 없느니라
28사람은 율법의 행위가 아니라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는다

그러므로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얻는 것은 율법의 행위에 있지 않고 믿음으로 되는 줄 우리가 인정하노라

직역 왜냐하면 우리는 사람이 율법의 행위와 상관없이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는다고 결론짓기 때문이다.

21-27절 전체를 한 문장으로 요약한 구절입니다. 종교개혁의 핵심 표어인 '오직 믿음(Sola Fide)'이 이 구절에서 나왔습니다.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얻는 것은 율법의 행위에 있지 않고 믿음으로 되는 줄 우리가 인정하노라."

'인정하노라'는 '계산해서 결론을 내린다'는 뜻입니다. 바울은 감정적으로 이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논증을 종합해서 내린 결론입니다. 모든 사람이 죄 아래 있고(3:9), 율법의 행위로는 아무도 의롭게 될 수 없으며(3:20),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의 피로 의를 주셨으니(3:21-26), 결론은 하나입니다. 믿음입니다.

"사람이"라는 단어에 주목하십시오. 유대인이 아니라 '사람', 곧 모든 인간입니다. 이 원리는 유대인에게도 이방인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이것이 29-30절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원어 · 번역 노트
  • 믿음으로 — 원문에는 '오직(only)'이라는 단어가 없습니다. 그런데 마르틴 루터는 1522년 독일어 신약을 번역하며 "오직 믿음으로(allein durch den Glauben)"라고 '오직'을 넣었고, 큰 논쟁이 일었습니다. 루터는 "율법의 행위와 상관없이"라는 말이 이미 '오직'의 뜻을 담고 있으며, 독일어로는 그렇게 해야 원문의 뜻이 정확히 전달된다고 변호했습니다. 실제로 루터 이전에도 일부 교부들이 이 구절을 '오직 믿음'으로 풀이했습니다.
  • 인정하노라 로기조메타 — 4장에서 "의로 여기셨다"로 11번 쓰이는 단어. 하나님께서 믿음을 '의로 계산하신다'는 4장의 핵심을 미리 깔아 둡니다.
함께 읽을 말씀
  • 갈 2:16사람이 의롭게 되는 것은 율법의 행위로 말미암음이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는 줄 알므로
  • 롬 4:5일을 아니할지라도 경건치 아니한 자를 의롭다 하시는 이를 믿는 자에게는 그의 믿음을 의로 여기시나니
  • 롬 5:1그러므로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얻었은즉
  • 약 2:24이로 보건대 사람이 행함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고 믿음으로만 아니니라 — 아래 '더 깊이' 참고
29하나님은 유대인만의 하나님이신가? 이방인의 하나님도 되신다

하나님은 홀로 유대인의 하나님뿐이시뇨 또 이방인의 하나님은 아니시뇨 진실로 이방인의 하나님도 되시느니라

직역 혹은 하나님이 유대인만의 하나님이신가? 이방인의 하나님도 아니신가? 그렇다, 이방인의 하나님도 되신다.

두 번째 결론입니다. 만일 의롭다 하심이 '율법의 행위'로 주어진다면, 하나님은 사실상 율법을 받은 유대인만의 하나님이 됩니다. 이방인은 율법을 받지 못했으니 처음부터 불리한 출발선에 서 있는 셈입니다.

그러나 바울은 묻습니다. "하나님은 홀로 유대인의 하나님뿐이시뇨?" 유대인이라면 누구도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온 세상을 창조하신 분이시고(1:20), 온 세상을 심판하실 분이시기 때문입니다(3:6). 시편 47:8 "하나님이 열방을 치리하시며", 말라기 1:11 "해 뜨는 곳에서부터 해 지는 곳까지의 이방 민족 중에서 내 이름이 크게 될 것이라."

그렇다면 결론은 분명합니다. "진실로 이방인의 하나님도 되시느니라." 하나님이 모든 민족의 하나님이시라면, 구원의 길도 모든 민족에게 열려 있어야 합니다. 그 길이 '믿음'입니다. 믿음은 율법을 가진 사람이든 없는 사람이든 누구나 갈 수 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원어 · 번역 노트
  • 홀로… 뿐이시뇨 — 원문 이우다이온 호 테오스 모논, "유대인만의 하나님이신가?" 질문 형식으로 '아니다'라는 대답을 기대합니다.
함께 읽을 말씀
  • 롬 10:12한 분이신 주께서 모든 사람의 주가 되사 저를 부르는 모든 사람에게 부요하시도다
  • 말 1:11해 뜨는 곳에서부터 해 지는 곳까지의 이방 민족 중에서 내 이름이 크게 될 것이라
  • 사 45:22땅의 모든 끝이여 나를 앙망하라 그리하면 구원을 얻으리라 나는 하나님이라 다른 이가 없음이니라
  • 엡 2:11-13그 때에 너희는 그리스도 밖에 있었고… 이제는 전에 멀리 있던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가까와졌느니라
30한 분 하나님이 할례자도 무할례자도 믿음으로 의롭다 하신다

할례자도 믿음으로 말미암아 또한 무할례자도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 하실 하나님은 한 분이시니라

직역 하나님은 한 분이시니, 그분은 할례자도 믿음으로부터, 무할례자도 그 믿음을 통하여 의롭다 하실 것이다.

바울은 유대인이 매일 두 번씩 고백하던 '쉐마'를 근거로 듭니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니라." 신명기 6:4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하나인 여호와시니." 유대인은 이 고백을 이방인의 다신교에 맞서는 신앙의 핵심으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바울은 이 고백에서 놀라운 결론을 끌어냅니다. 하나님이 한 분이시라면, 유대인의 하나님 따로, 이방인의 하나님 따로 계실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한 분 하나님이시라면 구원의 길도 하나여야 합니다. 유대인은 율법의 길로, 이방인은 다른 길로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할례자도 믿음으로, 무할례자도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습니다.

바울은 할례자에게는 "믿음으로 말미암아(에크)", 무할례자에게는 "믿음으로 말미암아(디아)"라고 전치사를 살짝 바꿔 씁니다. 큰 의미 차이보다는 문장의 변화를 준 것으로 보는 학자가 많습니다. 핵심은 같습니다. 유대인에게도, 이방인에게도, 오직 믿음입니다.

원어 · 번역 노트
  • 한 분이시니라 헤이스 호 테오스 — 신 6:4 쉐마의 70인역 '퀴리오스 헤이스 에스틴'(주는 한 분이시다)을 떠올리게 합니다. 고전 8:6, 갈 3:20, 엡 4:6, 딤전 2:5에서도 바울은 '하나님은 한 분'을 근거로 교회의 하나 됨을 말합니다.
  • 에크 / 디아 — 할례자에게 '믿음으로부터(에크)', 무할례자에게 '그 믿음을 통하여(디아 테스)'. 일부 학자는 '그(테스)'가 할례자의 믿음과 같은 바로 '그 믿음'을 가리킨다고 봅니다. 이방인도 유대인과 똑같은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는 것입니다.
함께 읽을 말씀
  • 신 6:4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하나인 여호와시니
  • 딤전 2:5하나님은 한 분이시요 또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중보도 한 분이시니 곧 사람이신 그리스도 예수라
  • 엡 4:5-6주도 하나이요 믿음도 하나이요 침례도 하나이요 하나님도 하나이시니
  • 갈 3:8또 하나님이 이방을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로 정하실 것을 성경이 미리 알고 먼저 아브라함에게 복음을 전하되
31그러면 믿음이 율법을 폐하는가? 아니다, 오히려 굳게 세운다

그런즉 우리가 믿음으로 말미암아 율법을 폐하느뇨 그럴 수 없느니라 도리어 율법을 굳게 세우느니라

직역 그렇다면 우리가 믿음을 통하여 율법을 무효로 만드는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율법을 세운다.

세 번째 결론입니다. 그리고 가장 오해받기 쉬운 지점입니다. "율법의 행위와 상관없이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면, 율법은 이제 쓸모없는 것 아닌가? 바울은 율법을 폐기하는 사람 아닌가?" 바로 3:8에서 바울에게 쏟아졌던 비난입니다.

바울의 대답은 또 한 번 "그럴 수 없느니라!"입니다. 그리고 놀라운 말을 덧붙입니다. "도리어 율법을 굳게 세우느니라." 믿음의 복음이 율법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율법을 바로 세운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럴까요? 적어도 세 가지 면에서 그렇습니다.

첫째, 율법의 증언이 이루어집니다. 21절에서 이 의는 "율법과 선지자들에게 증거를 받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바로 다음 장(4장)에서 바울은 율법(모세오경)의 아브라함 이야기로 믿음의 의를 증명합니다. 율법 자체가 믿음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둘째, 율법의 요구가 십자가에서 만족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율법을 무시하고 죄를 덮으신 것이 아니라, 율법이 요구하는 죄의 형벌을 그리스도께서 다 받게 하셨습니다(25-26절). 율법의 거룩한 요구가 진지하게 다뤄졌습니다.

셋째, 믿는 자 안에서 율법의 의가 이루어집니다. 8:4 "육신을 좇지 않고 그 영을 좇아 행하는 우리에게 율법의 요구를 이루어지게 하려 하심이니라." 13:10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니라." 믿음으로 의롭게 된 사람은 성령으로 새 마음을 받아, 율법이 원래 원했던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삶을 살게 됩니다. 예수님도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를 폐하러 온 줄로 생각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케 하려 함이로다"(마 5:17)라고 하셨습니다.

원어 · 번역 노트
  • 폐하느뇨 카타르게오 — 3절 "미쁘심을 폐하겠느뇨"와 같은 단어로, 3장이 같은 질문 구조로 시작하고 끝납니다.
  • 굳게 세우느니라 히스타노멘 — '세우다, 확증하다'. 10:3 "자기 의를 세우려고 힘써"에 같은 단어가 쓰였습니다. 유대인은 자기 의를 '세우려' 했지만, 복음은 율법을 바르게 '세웁니다'.
  • 위치 — 31절이 3장의 결론인지, 4장의 서론인지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갈립니다. 4장이 바로 '율법(창세기)으로 믿음을 증명'하므로 둘 다로 볼 수 있습니다.
함께 읽을 말씀
  • 마 5:17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를 폐하러 온 줄로 생각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케 하려 함이로다
  • 롬 8:3-4율법이 육신으로 말미암아 연약하여 할 수 없는 그것을 하나님은 하나니… 율법의 요구를 이루어지게 하려 하심이니라
  • 롬 13:8-10남을 사랑하는 자는 율법을 다 이루었느니라…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니라
  • 롬 7:12이로 보건대 율법도 거룩하며 계명도 거룩하며 의로우며 선하도다
  • 갈 5:14온 율법은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몸과 같이 하라 하신 한 말씀에 이루었나니
TODAY'S MESSAGE · 오늘의 메시지

빈손으로 받은 사람은 자랑하지 않습니다

믿음으로 구원받았다는 것은, 내가 가져온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교회 안에서 누가 더 오래 믿었는지, 누가 더 많이 봉사했는지, 누가 더 거룩한지를 비교하며 자랑할 이유가 없습니다.

자랑이 사라진 자리에 무엇이 남습니까? 감사와 하나 됨입니다. 유대인과 이방인, 오래 믿은 사람과 새로 온 사람이 같은 은혜로, 같은 믿음으로, 같은 하나님 앞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은혜는 우리를 방종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삶으로 이끕니다.

Key Words · 핵심어

21–26절, 복음의 다섯 가지 그림

바울은 십자가를 설명하려고 세상의 여러 영역에서 단어를 빌려 옵니다
단어어디서 온 말인가십자가가 하는 일
의롭다 하심 (칭의)법정죄인에게 '무죄, 의롭다'는 판결이 선언됨
구속노예 시장그리스도께서 몸값을 치르고 죄의 종을 자유인으로 사심
화목제물 (속죄소)성전·지성소그리스도의 피로 죄가 속해지고 하나님을 만나는 자리가 열림
은혜 · 값없이선물자격 없는 자에게 거저 주어짐
간과 → 나타냄하나님의 성품미뤄 두셨던 심판이 십자가에서 이루어져, 하나님의 의가 증명됨

어느 한 그림만으로는 십자가를 다 설명할 수 없습니다. 법정의 그림은 우리의 신분이 바뀌었다는 것을, 노예 시장의 그림은 우리가 해방되었다는 것을, 성전의 그림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이 모든 그림이 하나의 사건,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가리킵니다.

Glossary · 단어 사전

3장 어려운 단어 사전

옛 한자어와 원어를 오늘의 말로 풀었습니다
미쁘심3절

믿음직스러움, 신실하심. 하나님께서 약속을 반드시 지키시는 성품.

그럴 수 없느니라4절

'절대 아니다!' 바울의 가장 강한 부정 표현(메 게노이토).

죄 아래9절

죄를 지었을 뿐 아니라 죄의 권세에 지배당하는 상태.

치우치다12절

바른 길에서 벗어나 옆길로 감.

육체20절

여기서는 '사람'. "어떤 사람도"라는 히브리식 표현.

율법의 행위20, 28절

율법이 요구하는 일을 행하여 의를 얻으려는 것.

칭의 (의롭다 하심)稱義 · 24절

하나님께서 죄인을 '의롭다'고 법적으로 선언하심.

구속救贖 · 24절

몸값을 치르고 종을 사서 풀어 줌.

화목제물25절

원문 '힐라스테리온'. 속죄소, 또는 속죄의 제물.

속죄소 (시은좌)施恩座

언약궤의 금 뚜껑. 대속죄일에 피를 뿌리던 곳, 하나님이 백성을 만나시던 자리.

간과看過 · 25절

처벌을 미루어 두심. 죄를 없던 일로 하신 것이 아님.

믿음의 법27절

믿음이라는 원리. 행위로 얻는 원리와 반대.

For Reflection · 묵상과 나눔

묵상과 나눔을 위한 질문

  1. 하나님은 우리가 신실하지 못할 때에도 신실하십니다. 최근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경험한 일이 있습니까? (3-4절)
  2.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라는 말씀이 나에게 불편합니까, 아니면 오히려 자유롭게 합니까? 왜 그렇습니까? (10절)
  3. 13-14절은 말의 죄를 고발합니다. 이번 한 주 내 입에서 나온 말 중 하나님께 내어 드려야 할 말은 무엇입니까?
  4.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받았다는 것을 정말로 믿고 있습니까? 아니면 여전히 무언가로 하나님께 인정받으려 애쓰고 있습니까? (24절)
  5. 십자가가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를 동시에 보여 준다는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옵니까? (25-26절)
  6. 나는 신앙생활에서 무엇을 '자랑'하고 싶어 합니까? 그 자랑이 사라진 자리를 무엇으로 채우고 싶습니까? (27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