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기도와 약속
5분말씀을 열기 전에 성령님의 조명을 구하는 기도로 시작해요. 그리고 약속을 짧게 함께 소리 내어 읽어요.
우리의 하브루타 약속
- 짝의 말을 끊지 않아요.
- "틀렸어요" 대신 "왜 그렇게 생각해요?"라고 물어요.
- 생각은 반박해도 사람은 존중해요.
- 모르면 "모르겠어요"라고 솔직히 말해요.
- 길을 잃으면 본문으로 돌아가요.
- 여기서 나눈 개인 이야기는 여기에 두고 가요.
짝과 함께 말씀을 묻고 배우는 길
חַבְרוּתָא · Chavruta
둘이 마주 앉아 같은 말씀을 읽고, 묻고, 설명하고, 따져 보는 공부. 유대인들이 수천 년 동안 말씀을 배워 온 방식이에요. 오늘은 하브루타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목장과 가정에서 바로 해 볼 수 있도록 실제 방법까지 차근차근 익혀 봐요.
글 속에 점선 밑줄이 있는 낯선 단어는 누르면 뜻풀이가 열려요.
하브루타는 어디서 왔고, 무엇이 하브루타를 하브루타답게 만들까요?
하브루타는 아람어로 '우정', '동반자 관계'라는 뜻이에요. 친구를 뜻하는 히브리어 하베르(חבר)에서 나온 말이죠.
재미있는 건, 원래 이 말이 공부 방법이 아니라 함께 공부하는 짝 그 자체를 가리켰다는 거예요. 유대인 학생들은 "저 친구가 내 하브루타야"라고 말했어요. 그러니까 하브루타의 출발점은 기술이 아니라 관계예요. 말씀 앞에 함께 앉아 주는 한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게 하브루타의 시작이에요.
하브루타의 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말씀으로 늘 이 구절이 꼽혀요.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것 같이
사람이 그의 친구의 얼굴을 빛나게 하느니라
칼날을 혼자 두면 무뎌지잖아요. 그런데 다른 쇠에 대고 갈면 날이 서요. 생각도 똑같아요. 혼자 읽으면 내가 아는 만큼만 보이지만, 옆 사람이 "그건 왜 그렇게 생각해요?" 하고 물어 주면 미처 못 본 것이 드러나거든요.
유대인의 탈무드에도 두 학자가 서로를 날카롭게 한다, 토라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할 때 얻어진다는 가르침이 담겨 있어요. 이런 전통이 쌓여 유대 학교인 예시바(Yeshiva)의 기본 공부 방식이 되었어요.
예시바의 공부방을 베트 미드라쉬(Beit Midrash), '배움의 집'이라고 불러요. 여기 들어가 보면 깜짝 놀라요. 수십, 수백 쌍이 마주 앉아 큰 소리로 본문을 읽고, 손짓하며 따지고, 웃고, 다시 책을 들여다봐요.
우리가 떠올리는 조용한 도서관과는 정반대죠. 그 시끌벅적함이 바로 살아 있는 배움의 소리예요.
답을 먼저 듣지 않아요. 궁금한 것을 꺼내는 데서 시작해요.
1:1이라 모두가 말하고, 모두가 들어요.
남에게 설명해 보면 내가 아는지 모르는지가 드러나요.
상대의 생각을 끝까지 듣고, 근거로 맞서요.
내 생각이 아니라 본문으로 계속 돌아와요.
말 잘하기가 아니라, 함께 말씀의 뜻을 발견하는 것이에요.
2010년대 이후 하브루타는 한국에서 교육 방법으로 크게 알려졌어요. 학교, 가정, 교회에서 흔히 쓰는 흐름은 이래요.
"유대인이 노벨상을 많이 받는 비결이 하브루타"라는 말을 자주 듣는데요, 이건 조금 과장된 설명이에요. 역사, 문화, 사회적 환경이 복잡하게 얽힌 결과거든요.
또 원래 하브루타는 경전 본문을 깊이 파고드는 신앙 공부예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본문 없이 의견만 나누는 토론 기법처럼 쓰이는 경우가 많아요. 본문이 빠지면 대화는 금방 얕아져요. 교회의 하브루타는 반드시 말씀 한가운데에서 시작해야 해요.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목장에서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이에요.
유대 전통에서는 하브루타에 사람이 둘이 아니라 셋이 있다고 말해요. 나, 짝, 그리고 본문이에요. 본문이 세 번째 대화 상대라는 뜻이죠.
그래서 두 사람이 아무리 열심히 이야기해도 본문을 떠나면 하브루타가 아니라 그냥 수다가 돼요. 이 원칙 하나만 붙잡아도 절반은 성공이에요.
하브루타를 연구한 오릿 켄트(Orit Kent)는 좋은 하브루타 안에서 늘 세 쌍의 동작이 오간다고 정리했어요.
한쪽으로만 기울면 문제가 생겨요. 지지만 하면 "좋네요, 좋네요"로 끝나고, 도전만 하면 싸움이 돼요. 둘이 번갈아 오가야 날이 서요.
처음엔 한 단락이면 충분해요. 짧아야 깊이 들어가요.
비유, 예수님과 사람들의 대화, 인물이 선택하는 장면이 특히 잘 돼요.
추천 입문 본문
처음부터 로마서 같은 논리 본문은 피하는 게 좋아요. 익숙해진 뒤에 하면 오히려 아주 깊어져요.
홀수면 한 팀만 3명으로 해요.
나이, 신앙 연차, 성별이 다른 짝일수록 질문이 다양해져요.
집에서 하던 대화 패턴이 그대로 나오기 쉬워요.
오래된 분께 "가르치지 말고 질문을 끌어내 주세요"라고 미리 부탁해요.
두 사람이 마주 보거나 비스듬히 90도로 앉아요. 나란히 앉으면 대화가 잘 안 돼요. 본문은 한 사람당 한 장씩, 메모할 여백이 있게 인쇄하고, 펜과 포스트잇을 준비해요.
여러 짝이 한 방에 있으면 소리가 섞여 시끄러운데, 그게 정상이에요. 오히려 조용하면 잘 안 되고 있다는 신호예요.
| 기도·약속 | 5분 |
| 본문 읽기 | 5분 |
| 질문 만들기 | 7분 |
| 짝 하브루타 | 20분 |
| 모둠 나눔 | 10분 |
| 쉬우르 | 8분 |
| 적용·기도 | 5분 |
처음 할 때는 짝 하브루타를 10~15분으로 짧게 시작하세요. 할 말이 없어 어색해지는 것보다 "아, 아쉽다" 하고 끝나는 게 다음 시간을 살려요.
하브루타의 심장은 5단계예요. 나머지 단계는 모두 그 시간을 잘 보내기 위한 준비와 마무리예요.
말씀을 열기 전에 성령님의 조명을 구하는 기도로 시작해요. 그리고 약속을 짧게 함께 소리 내어 읽어요.
인도자가 전체를 소리 내어 읽어요.
번갈아 소리 내어 읽어요.
눈에 걸리는 단어에 밑줄을 그어요.
왜 소리 내어 읽나요? 눈으로 읽으면 아는 이야기라고 넘어가는데, 입으로 읽으면 "어? 이런 말이 있었네?" 하는 게 보이거든요.
짝과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혼자 질문을 적어요. 최소 3개, 많으면 5~6개. 질문의 질보다 양이 먼저예요. 엉뚱한 질문도 괜찮아요.
왜 혼자 먼저인가요? 바로 대화를 시작하면 말 잘하는 사람의 생각만 따라가게 되거든요.
| 층 | 묻는 것 | 선한 사마리아인 예시 |
|---|---|---|
| 사실 | 본문에 뭐라고 쓰여 있나? | 강도 만난 사람 곁을 지나간 사람은 누구누구인가? |
| 상상 | 그 자리에 있었다면? | 제사장은 길을 건너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
| 적용 | 내 삶에서는? | 나는 요즘 누구를 피해 반대편으로 지나가고 있나? |
| 종합 | 결국 무엇을 말하나? | 예수님은 왜 질문의 방향을 뒤집으셨을까? |
짝과 서로 만든 질문을 소리 내어 읽어 줘요. 그리고 둘이 의논해서 가장 이야기하고 싶은 질문 1~2개를 골라요.
여기가 하브루타의 심장이에요. 아래 여섯 가지 흐름으로 진행돼요.
A는 설명자, B는 질문자. 5~7분 뒤 인도자가 종을 치면 교대해요. 한 사람만 계속 말하는 걸 막아 줘요.
자기 생각과 그 근거(몇 절)를 함께 말해요.
"저는 제사장이 정결 규정 때문에 지나갔다고 생각해요. 31절에 '피하여 지나가고'라고 했는데, 일부러 반대편 길로 갔다는 거잖아요."
동의하든 안 하든 최소 두 번은 되물어요.
생각을 고치거나, 보충하거나, 지켜요. 생각을 바꾸는 건 지는 게 아니라 배우는 거예요.
한 질문이 끝날 때마다 둘이 한 문장으로 정리해요.
"우리는 제사장이 율법을 지키려다 사랑을 놓쳤다고 정리했어요."
끝까지 생각이 다르면 억지로 합치지 말고 "A는 이렇게, B는 이렇게 봤다"로 둘 다 적어요. 탈무드도 소수 의견까지 함께 기록해 두었어요.
교대해서 두 번째 질문으로 같은 과정을 반복해요.
두 짝을 합쳐 4명 모둠을 만들고, 각 짝이 세 가지를 나눠요.
우리가 고른 질문
우리가 도달한 생각 (한 문장)
아직 풀리지 않은 질문
목장이 작으면 이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전체 나눔으로 가도 돼요.
한국식 하브루타에서 가장 많이 빠지는 단계예요. 그런데 교회 하브루타에서는 꼭 필요한 단계예요. 사람들의 생각을 모은 뒤, 본문이 실제로 말하는 바와 복음으로 붙잡아 주는 시간이거든요.
"오늘 ___님 질문이 정말 핵심을 찔렀어요."
몰라서 막혔던 부분을 채워요. 예: 사마리아인과 유대인의 관계, 여리고 길의 험함.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본문 흐름을 보면…" 하고 근거로 부드럽게 돌려요.
이 본문이 하나님의 뜻과 예수 그리스도를 어떻게 보여 주는지 한두 문장으로 묶어요.
8분을 넘기지 않아요. 쉬우르는 설교가 아니에요. 길어지면 사람들이 애써 찾은 것을 덮어 버리게 돼요.
각자 이번 주에 실천할 한 가지를 짝에게 말해요. 구체적일수록 좋아요.
짝끼리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마쳐요. 다음 모임 첫 순서로 "지난주 실천 어땠어요?"를 짝에게 물어보게 하면 실천율이 확 올라가요.
같은 하브루타도 목적에 따라 방식을 바꿀 수 있어요. 돌아가며 써 보면 지루하지 않아요.
질문 만들고, 골라서, 토론해요. 대부분의 본문에 잘 맞아요.
찬반을 나눠 맡고 근거로 토론해요. "마르다가 잘못했나?" 같은 본문.
두 본문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찾아요. 가인과 아벨, 사울과 다윗.
본문을 반씩 나눠 공부한 뒤 서로 가르쳐요. 긴 본문, 서신서.
본문으로 문제를 만들어 짝에게 내요. 주일학교, 청소년.
본문 속 두 인물을 맡아 그 입장에서 대화해요. 비유, 대화 장면.
실제 진행 모습을 대본으로 살펴보고, 질문 연습도 해 봐요.
눌러서 해결법을 확인하세요.
질문 씨앗 카드를 나눠 주세요. 처음엔 사실 질문만 만들어도 충분히 칭찬해 주세요.
설명자와 질문자 역할, 시간을 정하고 종으로 교대시키세요.
"왜?"를 세 번 연달아 묻게 하세요. 세 번째 "왜?"에서 진짜 이야기가 나와요.
"좋은 이야기네요. 그 마음을 본문의 누구와 연결해 볼까요?"로 돌려 주세요.
"오늘은 정답보다 좋은 질문을 찾는 날이에요"라고 미리 말해 주세요.
그 자리에서 막지 말고, 쉬우르 때 본문 근거로 부드럽게 정리해 주세요.
잠시 멈추고 "우리는 사람이 아니라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약속을 다시 함께 읽어요.
연차가 높은 분께 질문자 역할을 먼저 맡겨서, 먼저 듣게 하세요.
주일 설교 본문으로 하면 설교가 두 번 들어가는 효과가 있어요. 목자님은 처음 몇 주는 짝에 들어가지 말고 돌아다니며 듣기만 하세요. 그게 쉬우르 재료가 돼요.
논쟁 중심, 인물 되어 보기 유형을 특히 좋아해요. 휴대폰 메모에 질문을 적어도 괜찮고, 타이머를 화면에 띄우면 집중이 잘 돼요.
본문은 2~3절, 질문은 "왜?" 하나만 만들어도 충분해요. 문제 만들기, 그림 그려서 설명하기를 섞으면 좋아요.
저녁 식탁에서 10분, 성경 한 구절이면 충분해요. 부모가 먼저 질문하지 말고 아이의 질문을 기다려 주세요. 아이가 물으면 "너는 어떻게 생각해?"로 되물어 주세요.
하브루타는 한 번에 잘되지 않아요. 보통 서너 번째부터 사람들이 질문하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해요.
인도자가 말을 많이 할수록 하브루타는 약해져요. 인도자의 말은 전체의 20%를 넘지 않게 해 보세요.
그래도 끝은 반드시 말씀과 그리스도로 모아야 해요.
하브루타의 목적은 서로의 생각을 듣는 데 있지 않아요.
말씀 앞에 함께 앉아 서로를 날카롭게 하며,
함께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더 깊이 바라보는 것.
그게 우리가 하브루타를 하는 이유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