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mans · 로마서 강해

지혜로우신 하나님께
세세토록 영광이 있을지어다

로마서 16장 절별 상세 강해
"이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를 전파함이라 ··· 홀로 지혜로우신 하나님께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영광이 세세무궁하도록 있을지어다 아멘" — 로마서 16:25, 27
기독교한국침례회 은혜교회 · 담임목사 박동준
Introduction

16장 들어가며

이름 하나하나에 담긴 살아있는 교회, 그리고 마지막 송영

로마서의 마지막 장은 신학적 논증이 아니라 사람들의 이름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얼핏 지나치기 쉬운 이 인사 목록은 사실 매우 중요한 것을 보여줍니다 — 로마서라는 위대한 신학 문서가 추상적 진리가 아니라, 실제 이름과 얼굴을 가진 살아있는 사람들의 공동체를 향해 쓰였다는 것입니다. 바울이 아직 방문한 적 없는 로마 교회임에도 이렇게 많은 이름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은, 초대교회 성도들의 이동과 네트워크가 얼마나 활발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인사 목록 안에는 여성 지도자(뵈뵈, 유니아 등), 노예 출신으로 보이는 이름들, 유대인과 이방인이 뒤섞여 있어, 로마서가 그토록 강조해온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됨'이 실제 교회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었는지를 생생히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 편지는 짧은 경고(17-20절)를 거쳐, 마침내 로마서 전체를 마무리하는 웅장한 송영(25-27절)으로 끝을 맺습니다. 이는 11:36의 송영과 짝을 이루며, 로마서라는 위대한 편지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의 영광을 향한 것이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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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2뵈뵈를 추천하노니

로마서를 실제로 로마까지 전달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 뵈뵈를 소개하며 편지의 마지막 장이 시작됩니다.

1–2
내가 겐그레아 교회의 일꾼으로 있는 우리 자매 뵈뵈를 너희에게 추천하노니, 너희가 주 안에서 성도들에게 합당한 예절로 그를 영접하고 무엇이든지 너희에게 필요한 바를 도와 줄지니 이는 그가 여러 사람과 나의 보호자가 되었음이라

뵈뵈는 고린도 인근 항구도시 겐그레아 교회의 '일꾼'(디아코노스, 집사 혹은 봉사자로 번역되기도 함)으로 소개됩니다. 학자들은 이 편지를 실제로 로마까지 가지고 간 사람이 바로 뵈뵈였을 것으로 널리 추정합니다. '보호자'(프로스타티스)라는 단어는 사회적, 재정적으로 중요한 후원자 역할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뵈뵈가 초대교회 안에서 상당한 지위와 영향력을 가진 여성이었음을 보여줍니다.

뵈뵈 추천 단락이 주는 메시지

바울은 자신의 위대한 신학 편지를 한 여성 성도의 신실한 섬김에 의탁했습니다. 교회의 사역은 유명한 지도자만이 아니라, 이름이 크게 알려지지 않은 이들의 신실한 섬김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16:3–16인사 목록 — 이름으로 그려지는 살아있는 교회

26개 이상의 이름이 등장하는 로마서에서 가장 긴 인사 목록입니다. 각 이름 뒤에 담긴 이야기들이 초대교회의 다양성과 생동감을 보여줍니다.

3–5
브리스가와 아굴라에게 문안하라 그들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나의 동역자들이니라 그들은 내 목숨을 위하여 자기들의 목까지도 내놓았나니 나뿐 아니라 이방인의 모든 교회도 그들에게 감사하느니라 ··· 나의 사랑하는 에배네도에게 문안하라 그는 아시아에서 그리스도께 처음 맺은 열매니라

브리스가와 아굴라는 사도행전 18장에서 처음 등장하는 부부로, 글라우디오의 유대인 추방령(주후 49년)으로 로마를 떠났다가(당시 고린도에서 바울을 만남), 이제 다시 로마로 돌아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됩니다 — 이는 로마서가 유대인들이 로마로 복귀한 이후에 쓰였다는 정황 증거로 흔히 언급됩니다. 흥미롭게도 대부분의 본문에서 아내 브리스가(브리스길라)의 이름이 남편보다 먼저 언급되는데, 이는 그녀가 당시 사역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이해되기도 합니다.

7
내 친척이요 나와 함께 갇혔던 안드로니고와 유니아에게 문안하라 그들은 사도들에게 존중히 여겨지고 또한 나보다 먼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들이라

이 짧은 구절은 신학사에서 상당한 논쟁을 불러온 본문입니다 — '유니아'라는 이름이 여성 이름인지 남성 이름('유니아스')의 축약형인지, 그리고 '사도들에게 존중히 여겨지고'라는 표현이 이들이 사도들 사이에서 존중받았다는 뜻인지 아니면 이들 자신이 사도로 여겨졌다는 뜻인지에 대한 해석 차이가 있습니다.

8–15
그 외에도 암블리아, 우르바노, 스다구, 아벨레, 아리스도불로의 권속, 헤로디온, 나깃수의 권속, 드루배나와 드루보사, 버시, 루포와 그 어머니, 아순그리도, 블레곤, 허메, 바드로바, 허마, 빌롤로고와 율리아, 네레오와 그 자매, 올름바 등 수많은 이름이 이어집니다

이 긴 이름의 행렬은 단순한 형식이 아닙니다. 그리스식, 라틴식, 유대식 이름이 뒤섞여 있고, 노예나 해방노예 출신으로 짐작되는 이름들('나깃수의 권속' 등 특정 유력 가문에 속한 노예 그룹을 가리키는 표현)도 포함되어 있어, 로마 교회가 사회적 계층과 민족을 초월한 참으로 다양한 공동체였음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브리스가와 아굴라
동역자, 목숨을 걸고 바울을 도움
에배네도
아시아 첫 열매
마리아
로마 교회를 위해 많이 수고함
안드로니고와 유니아
사도들에게 존중받음
암블리아
바울이 주 안에서 사랑함
드루배나와 드루보사
주 안에서 수고한 여성들
버시
주 안에서 많이 수고한 자매
루포와 그 어머니
바울이 어머니처럼 여긴 이

인사 목록이 주는 메시지

교회 역사는 유명한 지도자들만이 아니라, 지금은 이름조차 낯선 수많은 평범한 성도들의 신실한 수고로 이루어졌습니다. 오늘 우리의 섬김도 비록 크게 드러나지 않을지라도, 하나님의 눈에는 결코 잊혀지지 않습니다.

16:17–20분쟁을 일으키는 자들을 경계하라

따뜻한 인사의 흐름 속에서 갑자기 등장하는 짧지만 단호한 경고입니다.

17–18
형제들아 내가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가 배운 교훈을 거슬러 분쟁을 일으키거나 거치게 하는 자들을 살피고 그들에게서 떠나라. 그러한 자들은 우리 주 그리스도를 섬기지 아니하고 다만 자기의 배를 섬기나니 교활한 말과 아첨하는 말로 순진한 자들의 마음을 미혹하느니라

따뜻한 인사말 사이에 등장하는 이 경고는 다소 급작스럽게 느껴지지만, 초대교회가 실제로 거짓 교사들의 위협에 계속 노출되어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자기의 배를 섬긴다'는 표현은 이들의 동기가 진리를 향한 열심이 아니라 자기 이익과 욕구였음을 폭로합니다.

19–20
너희의 순종함이 모든 사람에게 알려진지라 ··· 너희가 선한 데는 지혜롭고 악한 데는 순진하기를 원하노라. 평강의 하나님께서 속히 사탄을 너희 발 아래에서 상하게 하시리라

선한 것에는 지혜롭고 악한 것에는 순진하라는 균형 잡힌 권면이 이어집니다. 이는 세상 물정에 둔감하라는 뜻이 아니라, 악을 실제로 행하는 데는 서툴러야 한다는 역설적 지혜입니다. 마지막 문장은 창세기 3:15(원시복음)을 반영하며, 결국 사탄의 세력이 완전히 패배할 것이라는 종말론적 확신으로 마무리됩니다.

분쟁을 일으키는 자들 경계 단락이 주는 메시지

교회 공동체는 순진하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달콤한 말로 다가오는 거짓 가르침을 분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동시에 악을 행하는 일에는 서툴러야 한다는 균형 잡힌 태도가 중요합니다.

16:21–27동역자들의 인사와 마지막 송영

바울과 함께 있던 동역자들의 인사가 더해지고, 로마서 전체를 완결하는 웅장한 마지막 송영으로 편지가 마무리됩니다.

21–23
나의 동역자 디모데와 나의 친척 누기오와 야손과 소시바더가 너희에게 문안하느니라 ··· 이 편지를 기록하는 나 더디오도 주 안에서 너희에게 문안하노라 ··· 나와 온 교회를 돌보아 주는 이 성의 재무관 에라스도와 형제 구아도도 너희에게 문안하느니라

더디오는 바울의 구술을 받아 실제로 편지를 써 내려간 서기로, 자신의 이름을 슬쩍 남기며 문안 인사를 더합니다. 고린도의 재무관이었던 에라스도의 이름은 고고학적 발굴을 통해 실제 고린도 유적에서 그의 이름이 새겨진 비문이 발견되어, 로마서의 역사적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흥미로운 증거로 여겨집니다.

나의 복음과 예수 그리스도를 전파함은
영세 전부터 감추어졌다가
이제는 나타내신 바 되었으며
선지자들의 글로 말미암아
영원하신 하나님의 명을 따라
모든 민족이 믿어 순종하게 하려고
알게 하신 그 신비의 계시를 따라
된 것이니

지혜로우신 하나님께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영광이 세세무궁하도록 있을지어다
아멘
25–27
나의 복음과 예수 그리스도를 전파함은 영세 전부터 감추어졌다가 이제는 나타내신 바 되었으며 ··· 모든 민족이 믿어 순종하게 하려고 알게 하신 그 신비의 계시를 따라 된 것이니, 홀로 지혜로우신 하나님께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영광이 세세무궁하도록 있을지어다 아멘

로마서 전체를 완결하는 마지막 송영입니다. 11:36의 송영이 하나님의 지혜와 만물의 근원-과정-목적을 노래했다면, 이 마지막 송영은 그 지혜가 구체적으로 '복음'이라는 신비의 계시로 나타났음을 노래합니다. 오랫동안 감추어졌던 하나님의 계획이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히 드러났고, 그 목적은 모든 민족이 믿어 순종하게 하는 것입니다 — 이는 로마서 1:5("모든 이방인 중에서 믿어 순종하게 하나니")과 정확히 수미상관을 이루며 편지 전체를 완결합니다.

로마서 강해를 마치며

1장 "복음 안에 나타난 하나님의 의"에서 시작해 16장 "지혜로우신 하나님께 세세토록 영광"까지, 로마서 전체를 함께 걸어왔습니다. 죄와 은혜, 칭의와 성화, 이스라엘과 이방인, 그리고 삶으로 드리는 예배까지 — 이 모든 여정이 결국 한 분 하나님을 향한 영광의 찬양으로 수렴됩니다. 말씀 코이노니아를 통해 나눈 이 시간이, 각자의 삶 속에서 계속 살아 움직이는 말씀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