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mans · 로마서 강해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니라

로마서 13장 절별 상세 강해
"피차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 남을 사랑하는 자는 율법을 다 이루었느니라" — 로마서 13:8
기독교한국침례회 은혜교회 · 담임목사 박동준
Introduction

13장 들어가며

사랑의 실천이 향하는 두 자리 — 국가와 이웃

12장이 교회 공동체와 개인적 관계 속에서의 사랑을 다뤘다면, 13장은 그 사랑의 실천 범위를 두 방향으로 확장합니다. 먼저 국가 권세와의 관계(1-7절)를 다루고, 이어서 이웃 사랑이라는 원리로 되돌아와(8-10절) 그것이 율법 전체의 완성임을 선언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실천이 임박한 종말의 빛 아래서 더욱 시급하다는 것을 촉구하며(11-14절) 마무리합니다.

1-7절은 오랜 세월 다양한 정치적 상황 속에서 논쟁적으로 다뤄져 온 본문입니다. 로마라는 제국의 심장부에 있는 교회에게 국가 권세에 복종하라고 가르치는 이 본문은, 신자와 국가의 관계에 대한 중요한 원칙을 제시하는 동시에, 그 원칙이 어디까지 적용되는지에 대한 신중한 이해도 함께 요구합니다.

13장 전체를 관통하는 흐름은 결국 사랑입니다 — 권세에 복종하는 것도, 이웃을 사랑하는 것도, 어둠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는 것도 모두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에서 흘러나오는 하나의 통합된 삶의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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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7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로마 제국의 수도 한복판 교회에게 국가 권세와의 관계를 다루는, 오랜 세월 신중하게 읽어야 했던 본문입니다.

1–2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 그러므로 권세를 거스르는 자는 하나님의 명을 거스름이니 거스르는 자들은 심판을 자취하리라

국가 권세라는 제도 자체가 하나님이 세상의 무질서를 막기 위해 세우신 질서라는 원칙을 선언합니다. 이는 특정 통치자나 정권을 무조건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권세'라는 제도 자체의 신적 기원을 말하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3–4
다스리는 자들은 선한 일에 대하여 두려움이 되지 않고 악한 일에 대하여 되나니 ··· 그는 네게 선을 이루는 하나님의 사역자니라 그러나 네가 악을 행하거든 두려워하라 그가 공연히 칼을 가지지 아니하였으니

국가 권세의 정당한 역할이 정의됩니다 — 선을 격려하고 악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칼'을 가졌다는 표현은 국가가 정의 실현을 위한 강제력(형벌권)을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5–7
그러므로 복종하지 아니할 수 없으니 진노 때문에 할 것이 아니라 양심을 따라 할 것이라 ··· 모든 자에게 줄 것을 주되 조세를 받을 자에게 조세를 바치고 관세를 받을 자에게 관세를 바치고 두려워할 자를 두려워하며 존경할 자를 존경하라

복종의 동기가 두려움이 아니라 양심이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이는 외적 강요가 아니라 내적 확신에서 나오는 순종입니다. 세금 납부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신앙이 실제 시민 생활의 의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권세에 대한 복종 단락이 주는 메시지

그리스도인은 세상과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이 세우신 질서 안에서 책임 있게 살아가는 시민입니다. 국가에 대한 정당한 존중과 의무는 신앙과 배치되지 않으며, 오히려 양심에 따른 성숙한 순종의 한 표현입니다.

13:8–10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니라

국가에 대한 의무(세금, 존경)에서 자연스레 이어지는 '빚'이라는 주제를 통해, 다시 이웃 사랑이라는 원리로 돌아옵니다.

8
피차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 남을 사랑하는 자는 율법을 다 이루었느니라

7절의 '빚진 것을 갚으라'는 흐름을 이어받아, 유일하게 완전히 다 갚을 수 없는 빚 — 사랑의 빚 — 을 소개합니다. 사랑은 율법이 요구하는 모든 것을 이미 안에 담고 있는 원리입니다.

9–10
간음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탐내지 말라 한 것과 그 외에 다른 계명이 있을지라도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신 그 말씀 가운데 다 들었느니라.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니라

십계명의 후반부(사람과의 관계를 다루는 계명들)를 나열한 뒤, 이 모든 계명이 레위기 19:18의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는 한마디에 요약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는 예수님이 마태복음 22:37-40에서 하신 가르침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사랑이 율법을 무시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율법이 지향하는 목표를 완성합니다.

사랑은 율법의 완성 단락이 주는 메시지

수많은 규칙과 조항을 일일이 따지기보다, 이웃을 내 자신처럼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 모든 요구는 자연스럽게 충족됩니다. 오늘 내가 만나는 사람을 향해 "이것이 사랑의 행동인가"라는 질문 하나로 많은 윤리적 판단이 명료해질 수 있습니다.

13:11–14때가 가까웠으니 — 빛의 갑옷을 입자

12-13장 전체의 실천적 권면들이 임박한 종말이라는 긴급한 시간적 지평 안에서 다시 한번 촉구됩니다.

11–12
또한 너희가 이 시기를 알거니와 자다가 깰 때가 벌써 되었으니 이는 이제 우리의 구원이 처음 믿을 때보다 가까웠음이라. 밤이 깊고 낮이 가까웠으니 그러므로 우리가 어둠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자

밤과 낮, 잠과 깸의 이미지를 통해 그리스도의 재림(최종 구원의 완성)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종말론적 긴급함을 상기시킵니다. 이는 도덕적 나태함을 흔들어 깨우는 각성의 촉구입니다.

13
낮에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하거나 술 취하지 말며 음란하거나 호색하지 말며 다투거나 시기하지 말고

세 쌍의 죄악 목록(방탕과 술 취함, 음란과 호색, 다툼과 시기)이 나열됩니다. 이는 밤(어둠) 속에서 흔히 벌어지는 방종의 행위들로, 낮의 자녀답게 단정히 행하라는 권면과 대조됩니다.

14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

13장, 나아가 12-13장 실천 권면 전체의 결론적 요약입니다. '그리스도로 옷 입는다'는 것은 갈라디아서 3:27에서도 침례와 연결되어 나타나는 표현으로, 그리스도와의 연합이라는 정체성을 매일 다시 입는 삶의 방식을 가리킵니다. 6장의 '옛 사람을 벗고 새 사람을 입으라'는 원리가 여기서 실천적으로 요약됩니다.

때가 가까웠으니 단락이 주는 메시지

우리의 구원은 처음 믿을 때보다 매일 더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이 긴급함을 기억하며 어둠의 일을 벗고, 매일 아침 그리스도로 새롭게 옷 입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종말론적 소망은 나태함이 아니라 오히려 더 깨어있는 삶을 낳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