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장이 하나님의 주권적 택하심을 강조했다면, 10장은 그 주권이 결코 인간의 책임과 초청을 없애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바울은 다시 한번 이스라엘을 향한 자신의 간절한 마음을 밝히며(1절), 이스라엘이 실패한 진짜 이유 — 하나님의 의를 모르고 자기 의를 세우려 한 것(2-3절) — 을 명확히 짚습니다.
10장의 중심은 구원이 얼마나 가까이, 얼마나 넓게 열려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 있습니다. "그 말씀이 네게 가까워 네 입에 있으며 네 마음에 있다"(8절)는 선언에서 시작해,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13절)는 로마서 전체에서 가장 널리 사랑받는 초청의 말씀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그 부름을 위해서는 전파하는 자가 필요하다는 실천적 사명(14-17절)으로 나아갑니다.
마지막 단락(18-21절)은 다시 이스라엘의 문제로 돌아옵니다 — 그들이 정말 듣지 못해서 믿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듣고도 순종하지 않은 것인지를 구약 인용을 통해 짚어내며, 11장에서 본격적으로 다룰 이스라엘의 미래를 예비합니다.
이스라엘을 향한 바울의 사랑이 다시 한번 표현되며, 9:31-33에서 지적된 이스라엘의 실패 원인이 더 명확하게 설명됩니다.
9:1-3의 근심에 이어, 바울은 다시 한번 이스라엘의 구원을 향한 간절한 기도를 밝힙니다. 이스라엘의 문제는 열심의 부족이 아니었습니다 — 오히려 그들에게는 열심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 열심의 방향이 잘못되었다는 데 있습니다.
9:32에서 지적된 문제(믿음이 아니라 행위를 의지함)가 여기서 더 정밀하게 설명됩니다 —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주시는 의를 몰라서, 스스로 쌓아 올린 자기 의를 세우려 했습니다. '마침'(텔로스)이라는 헬라어 단어는 '끝남'과 '목표/완성' 두 뜻을 동시에 담을 수 있어, 그리스도가 율법 체계의 종결이자 동시에 율법이 본래 지향했던 목표의 성취이심을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모세의 글과 신명기를 인용하여, 하나님의 의에 이르는 길이 멀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입과 마음에 가까이 와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신명기 30:11-14을 인용하며(원래 문맥은 율법 순종의 접근 가능성을 말함), 바울은 이를 믿음의 의에 창의적으로 적용합니다. 구원은 하늘에 올라가거나 무저갱에 내려가야 얻을 수 있는 멀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의 입과 마음 가까이에 와 있는 말씀입니다.
구원에 이르는 길이 명료하게 요약됩니다 — 마음으로 믿는 것(내적 신뢰)과 입으로 시인하는 것(외적 고백)이 함께 갑니다. '예수를 주로 시인함'은 초대교회 신앙고백의 핵심 문구("퀴리오스 예수스", 예수는 주님이시다)로, 로마 황제를 '주'(퀴리오스)로 숭배하던 시대 상황에서 목숨을 건 선언이었습니다.
이사야 28:16(11절)과 요엘 2:32(13절)을 인용해, 이 구원의 초청이 인종과 배경을 초월해 '누구든지'에게 열려 있음을 못박습니다. 13절은 로마서 전체, 나아가 성경 전체에서 가장 널리 사랑받는 구원의 초청 구절 중 하나입니다.
13절의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는 약속에서 자연스레 이어지는 질문 — 어떻게 부를 수 있는가 — 을 통해 전도의 필연성을 논증합니다.
13절에서 시작된 사슬을 역방향으로 하나씩 풀어냅니다: 부름 ← 믿음 ← 들음 ← 전파 ← 보내심. 각 단계가 이전 단계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논리적 필연성을 통해, 복음 전파가 왜 반드시 필요한 사역인지를 보여줍니다.
전파의 사슬이 완성되어도 모두가 믿는 것은 아니라는 현실(이사야 53:1 인용)을 인정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음의 통상적 경로는 명확합니다 — 그리스도의 말씀을 들음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이는 오늘날에도 복음 전파의 사역이 대체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스라엘의 실패가 정보의 부재(듣지 못함) 때문인지, 아니면 태도의 문제(듣고도 순종하지 않음) 때문인지를 구약 인용을 통해 명확히 가려냅니다.
첫 번째 가능한 변명 — "듣지 못해서 못 믿은 것 아니냐" — 을 시편 19:4 인용으로 차단합니다. 복음은 이미 광범위하게 전파되었습니다. 정보의 부재가 이스라엘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두 번째 가능한 변명 — "알지 못해서 못 믿은 것 아니냐" — 도 신명기 32:21(모세)과 이사야 65:1-2 인용으로 차단됩니다. 오히려 하나님을 찾지도 않던 이방인이 하나님을 발견했고,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종일 손을 벌리셨음에도 순종하지 않고 거역했습니다. 문제는 정보나 기회의 부족이 아니라 마음의 완악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