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마옵소서” 하던 제자가
고난받는 종을 노래하다
예수님이 처음으로 십자가를 말씀하셨을 때 베드로는 주님을 붙들고 항변했어요. “주여 그리 마옵소서”(마 16:22). 메시아가 고난을 받는다는 건 상상도 못 했거든요. 그러다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는 꾸중까지 들었어요. 체포되시던 밤에는 칼을 빼서 대제사장 종의 귀를 베기도 했어요(요 18:10). 😄 어떻게든 주님의 고난을 막아 보려던 사람이에요.
그 베드로가 이렇게 써요. “욕을 당하시되 맞대어 욕하지 아니하시고 고난을 당하시되 위협하지 아니하시고 오직 공의로 심판하시는 자에게 부탁하시며”(2:23). 칼을 휘두르던 제자가, 칼을 들지 않으신 주님을 그리고 있어요. 이어지는 구절들은 이사야 53장을 따라가요. “그 입에 거짓도 없으시며”(사 53:9),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너희는 나음을 얻었나니”(사 53:5), “양과 같이 길을 잃었더니”(사 53:6). 베드로는 이제 알았어요. 고난은 메시아의 실패가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었어요.
2:21의 “본”이라는 단어도 재밌어요. 휘포그람모스는 아이들이 글씨를 배울 때 따라 쓰던 본글씨예요. 아이가 선생님 글씨 위에 한 획 한 획 따라 쓰듯, 주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라는 거예요. 멋진 글씨를 우리가 새로 만드는 게 아니라, 주님이 먼저 써 주신 선 위를 따라가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