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 전 한나의 노래를
이어 부른 마리아
천사의 소식을 들은 마리아는 엘리사벳을 찾아가 노래를 불러요(1:46-55). 그런데 이 노래를 가만히 읽어 보면 어디서 많이 들은 가락이에요. 사무엘을 낳은 뒤 한나가 부른 노래(삼상 2:1-10)와 흐름이 아주 닮았거든요.
한나는 아이를 낳지 못해 울던 여인이었고, 마리아는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시골 처녀였어요. 둘 다 사람들이 보기에 "아무것도 아닌" 자리에 있었어요. 그런데 두 노래 모두 똑같은 하나님을 찬양해요. 높은 자를 낮추시고 낮은 자를 높이시는 하나님이요. 한나는 "가난하게도 하시고 부하게도 하시며 낮추기도 하시고 높이기도 하시는도다"(삼상 2:7)라고 노래했고, 마리아는 "권세 있는 자를 그 위에서 내리치셨으며 비천한 자를 높이셨고"(1:52)라고 노래했어요.
한나의 아들 사무엘은 이스라엘에 왕을 세운 사람이 됐어요. 그리고 한나의 노래는 하나님이 세우실 왕, 기름 부음 받은 자를 높이실 것이라는 고백으로 끝나요(삼상 2:10). 천 년쯤 뒤, 마리아는 바로 그 기름 부음 받은 왕, 그리스도를 품고 이 노래를 이어 부른 거예요.
누가복음 1–2장의 네 노래는 교회에서 라틴어 첫 단어로 불려 왔어요. 마리아의 노래는 "마그니피캇", 사가랴의 노래는 "베네딕투스", 천사들의 노래는 "글로리아", 시므온의 노래는 "눙크 디미티스"예요. 교회는 오랜 세월 이 노래들을 기도 시간마다 불렀고, 바흐 같은 음악가들도 이 가사로 곡을 지었어요. 시골 처녀의 노래가 온 세계 교회의 찬송이 된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