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숨은 재밌는 이야기 · 63

오바댜,
구약에서 가장
짧은 책

단 한 장, 스물한 절로 쓴 쌍둥이 형제 이야기,
바위 위의 교만은 결국 끌어내려진다

오바댜 1–21절
여는 글

오바댜서는 구약에서 가장 짧은 책이에요. 단 한 장, 스물한 절이에요. 😄 성경 통독할 때 가장 빨리 끝나는 책이지요. 그런데 이 짧은 책 안에 천 년 넘게 이어진 두 형제 나라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바로 야곱의 후손 이스라엘과 에서의 후손 에돔이에요.

예루살렘이 바벨론에게 무너지던 날, 형제 나라 에돔은 그것을 구경하며 기뻐하고, 도망치는 사람들을 붙잡아 원수에게 넘겼어요. 오바댜는 그 배신을 고발해요. 바위 틈의 교만, 별 사이의 둥지, 샅샅이 뒤진 도둑, 형제의 날, 쌍둥이의 오랜 싸움, 에돔에서 나온 왕 헤롯, 그리고 "나라가 여호와께 속하리라"까지 따라가 볼게요.

1부

오바댜는 어떤 책일까?

형제를 배신한 에돔에 대한 심판과 시온의 회복

오바댜서는 에돔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선포하는 짧은 예언이에요. 에돔은 야곱의 쌍둥이 형 에서의 후손으로, 사해 남동쪽 붉은 바위 산지에 살았어요. 오바댜가 언제 활동했는지는 책에 나오지 않지만, 11–14절이 예루살렘 함락 때 에돔이 한 일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많은 학자들은 주전 586년 바벨론의 예루살렘 함락 직후로 봐요. 시편 137:7도 그날을 이렇게 기억해요. "여호와여 예루살렘이 멸망하던 날을 기억하시고 에돔 자손을 치소서 그들의 말이 헐어 버리라 헐어 버리라 그 기초까지 헐어 버리라 하였나이다".

스물한 절오바댜서는 장 구분 없이 1–21절만 있어요. 구약에서 가장 짧고, 성경 전체에서는 요한이서, 요한삼서, 빌레몬서, 유다서와 함께 한 장짜리 책이에요.
"여호와의 종"오바댜는 "여호와의 종"이라는 뜻이에요. 구약에 이 이름을 가진 사람이 열 명 넘게 나와요. 엘리야 시대 아합의 궁내 대신으로 선지자 백 명을 숨겨 준 오바댜(왕상 18:3-4)와 같은 사람인지는 알 수 없어요.

※ 오바댜서의 연대에 대해서는 예루살렘 함락(주전 586년) 직후로 보는 견해가 많지만, 그보다 이른 시기의 다른 공격을 배경으로 보는 견해도 있어요.

오바댜의 큰 특징 다섯 가지
1
가장 짧은 책
21절 안에 심판과 회복의 메시지가 모두 담겨 있어요.
2
에돔의 심판
책 대부분이 에돔을 향한 말씀이에요.
3
형제의 배신
같은 할아버지를 둔 형제 나라가 원수 편에 섰어요.
4
교만의 결말
높은 바위 위에 살며 교만했던 에돔이 끌어내려져요.
5
여호와의 나라
마지막 절은 "나라가 여호와께 속하리라"로 끝나요.

오바댜서는 이 선언으로 끝나요. "구원자들이 시온 산에 올라와서 에서의 산을 심판하리니 나라가 여호와께 속하리라"(21절). 요한계시록은 마지막 나팔이 울릴 때 이렇게 선포해요. "세상 나라가 우리 주와 그의 그리스도의 나라가 되어 그가 세세토록 왕 노릇 하시리로다"(계 11:15). 모든 나라가 마침내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속하게 돼요.

2부

더 깊이 숨은 7가지 장면

바위 틈의 교만부터 여호와의 나라까지

1

"누가 나를 땅에 끌어내리겠느냐",
바위 틈에 지은 붉은 도시

오바댜 1-3절 · 열왕기하 14:7

하나님이 에돔에게 말씀하세요. "바위 틈에 거주하며 높은 곳에 사는 자여 네가 마음에 이르기를 누가 능히 나를 땅에 끌어내리겠느냐 하니 네 마음의 교만이 너를 속였도다"(3절). 에돔은 사해 남쪽의 험한 붉은 사암 산지에 살았어요. 사방이 절벽으로 둘러싸여 쳐들어오기가 거의 불가능했어요.

에돔의 중요한 성읍 가운데 하나가 "셀라"였어요(왕하 14:7). "셀라"는 히브리어로 "바위"라는 뜻이에요. 😮 많은 사람들은 이곳을 훗날 나바테아 사람들이 바위를 깎아 세운 유명한 도시 "페트라" 지역과 연결해요. "페트라"도 헬라어로 "바위"라는 뜻이에요. 영화에도 나온, 붉은 절벽을 통째로 깎아 만든 그 건물들이 있는 곳이에요.

에돔은 그 바위를 믿었어요. 누구도 우리를 끌어내릴 수 없다고요. 그런데 하나님은 "네 마음의 교만이 너를 속였도다"라고 하세요. 바위가 에돔을 지켜 준 게 아니라, 바위가 에돔을 속였어요. 높은 곳에 있다는 안전감이 교만이 되었어요. 진짜 반석은 바위산이 아니라 하나님, 그리고 우리의 반석이신 그리스도(고전 10:4)예요.

※ 에돔의 셀라가 정확히 어디인지, 페트라와 같은 곳인지는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갈려요. 지금 남아 있는 페트라의 건물들은 대부분 에돔보다 훨씬 뒤 나바테아 시대의 것이에요.

돌아보기
내가 안전하다고 믿고 의지하는 바위가 오히려 나를 속이는 교만이 되지 않았는지 돌아봅니다.
2

독수리처럼 높이,
별 사이에 둥지를 틀어도

오바댜 4절 · 이사야 14:12-15

"네가 독수리처럼 높이 오르며 별 사이에 깃들일지라도 내가 거기에서 너를 끌어내리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4절). 😮 바위산보다 더 높이, 독수리처럼 날아올라 별들 사이에 둥지를 틀어도 소용없다는 거예요.

이 표현은 이사야서의 바벨론 왕을 떠올리게 해요. "내가 하늘에 올라 하나님의 뭇 별 위에 나의 자리를 높이리라"(사 14:13). 그리고 그 왕도 "스올 곧 구덩이 맨 밑에 떨어짐을 당하리로다"(사 14:15). 성경은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이야기를 해요. 바벨탑 사람들도, 바벨론 왕도, 에돔도 모두 하늘까지 오르려 했다가 끌어내려졌어요.

이 원리는 마리아의 노래에서도 들려요. "권세 있는 자를 그 위에서 내리치셨으며 비천한 자를 높이셨고"(눅 1:52). 스스로 높아지려는 사람은 낮아지고, 스스로 낮아지는 사람은 높아져요. 그 원리를 가장 완벽하게 보여 주신 분이 계세요. 하늘 보좌에서 땅으로, 십자가까지 낮아지셨기에 모든 이름 위에 높아지신 예수님(빌 2:8-9)이에요.

돌아보기
하늘까지 올라가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낮아지신 예수님을 따라 겸손의 자리로 내려갑니다.
3

도둑도 다 가져가지 않고
포도 따는 자도 조금은 남기는데

오바댜 5-6절 · 신명기 24:21

오바댜는 재밌는 비유를 써요. "혹시 도둑이 네게 이르렀으며 강도가 밤중에 네게 이르렀을지라도 만족할 만큼 훔치면 그치지 아니하였겠느냐 혹시 포도를 따는 자가 네게 이르렀을지라도 그것을 얼마쯤 남기지 아니하였겠느냐"(5절). 😄 도둑도 들고 갈 만큼만 가져가고, 포도 따는 일꾼도 몇 송이는 남기기 마련이라는 거예요.

실제로 이스라엘 율법은 포도를 딸 때 다 따지 말고 "객과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남겨 두라"고 했어요(신 24:21). 룻이 보아스의 밭에서 이삭을 주울 수 있었던 것도 이 율법 덕분이었어요. 그런데 에돔에게 닥칠 심판은 그것과 달라요.

"에서가 어찌 그리 수탐되었으며 그 감춘 보물이 어찌 그리 수색되었는고"(6절). 도둑과 달리 하나도 남기지 않고 샅샅이 뒤져서 다 가져갈 거라는 거예요. 바위 틈에 감춰 둔 보물까지요. 에돔은 형제가 무너질 때 아무것도 남겨 주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들도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될 거라는 거예요. 우리가 남을 대한 그대로 돌아온다는 원리예요(15절).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에게 정반대의 길을 보여 주셨어요. 남김없이 자기를 다 내어 주신 사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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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의 몫을 남김없이 다 가져가는 사람이 아니라, 이삭을 남겨 두는 넉넉한 사람이 되기를 구합니다.
4

"방관하지 말 것이니라" 여덟 번,
형제가 무너지던 날

오바댜 10-14절 · 시편 137:7

오바댜서의 심장은 10–14절이에요. "네가 네 형제 야곱에게 행한 포학으로 말미암아 부끄러움을 당하며 영원히 멸절되리라"(10절). 그리고 예루살렘이 무너지던 날 에돔이 한 일을 하나씩 짚어요. "네가 멀리 섰던 날 곧 이방인이 그의 재물을 빼앗아 가며 외국인이 그의 성문에 들어가서 예루살렘을 얻기 위하여 제비 뽑던 날에 너도 그들 중 한 사람 같았느니라"(11절).

그리고 12–14절에서 "하지 말 것이니라"가 여덟 번 연달아 나와요. "네가 형제의 날 곧 그 재앙의 날에 방관할 것이 아니며… 기뻐할 것이 아니며… 입을 크게 벌릴 것이 아니며… 그의 재물에 손을 대지 않을 것이며… 네거리에 서서 그 도망하는 자를 막지 않을 것이며 고난의 날에 그 남은 자를 원수에게 넘기지 않을 것이니라"(12-14절). 😢

처음엔 멀리서 구경만 했어요. 그다음엔 기뻐했어요. 그다음엔 비웃었어요. 그다음엔 물건을 빼앗았어요. 마지막엔 도망치는 사람을 붙잡아 원수에게 넘겼어요. 방관에서 시작된 죄가 점점 깊어져 배신으로 끝났어요. 오바댜는 그날을 반복해서 "형제의 날", "재앙의 날", "고난의 날"이라고 불러요. 하나님은 무너진 형제 곁에서 구경꾼이 아니라 이웃이 되기를 원하세요(눅 10: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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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무너지는 날 멀리서 구경하거나 속으로 기뻐하지 않고, 다가가 손을 내미는 형제가 됩니다.
5

리브가 태 속에서부터 싸운 쌍둥이,
천 년 넘게 이어진 형제의 다툼

창세기 25:22-26 · 27:40 · 민수기 20:14-21

에돔과 이스라엘의 다툼은 아주 오래되었어요. 이삭의 아내 리브가가 쌍둥이를 가졌을 때 "아들들이 그의 태 속에서 서로 싸우는지라"(창 25:22). 😮 태어나기 전부터 싸웠어요. 먼저 나온 아이는 붉고 털이 많아 "에서"라 하고, 그 발꿈치를 잡고 나온 아이는 "야곱"이라 했어요. 에서가 팥죽 한 그릇에 장자권을 팔 때 "붉은 것"을 달라고 해서 별명이 "에돔(붉다)"이 되었어요(창 25:30).

야곱이 축복을 가로챈 뒤 이삭은 에서에게 이렇게 말해요. "너는 칼을 믿고 생활하겠고 네 아우를 섬길 것이며 네가 매임을 벗을 때에는 그 멍에를 네 목에서 떨쳐 버리리라"(창 27:40). 그 뒤 두 형제는 극적으로 화해했지만(창 33장), 후손들의 다툼은 계속됐어요. 출애굽 때 모세가 "우리는 형제"라며 에돔 땅을 지나가게 해 달라고 정중히 청했지만, 에돔은 칼을 들고 막았어요(민 20:14-21).

그리고 수백 년 뒤 예루살렘이 무너지던 날, 에돔은 결정적으로 형제를 배신했어요. 오바댜서는 창세기에서 시작된 두 형제 이야기의 슬픈 결말이에요. 그런데 신명기는 이런 명령도 했어요. "너는 에돔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 그는 네 형제임이니라"(신 23:7). 형제의 다툼을 끝내실 수 있는 분은 원수 된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신 예수님뿐이에요(엡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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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가족과 형제 사이의 상처를 대물림하지 않고, 원수 된 것을 허무신 십자가 앞에 내려놓습니다.
6

에돔에서 나온 왕,
헤롯과 베들레헴의 아기

오바댜 18절 · 마태복음 2:1-16

오바댜는 예언해요. "야곱 족속은 불이 될 것이며 요셉 족속은 불꽃이 될 것이요 에서 족속은 지푸라기가 될 것이라… 에서 족속에 남은 자가 없으리니"(18절). 실제로 에돔 왕국은 바벨론 시대 이후 무너졌고, 그 땅은 아라비아에서 온 나바테아 사람들이 차지했어요. 에돔 사람들은 유다 남쪽으로 밀려와 살았는데, 이 지역이 헬라어로 "이두매"(에돔)라 불렸어요.

주전 2세기 말, 유대의 하스몬 왕조 요한 힐카누스가 이두매를 정복하고 그곳 사람들에게 할례를 받게 해 유대인으로 편입시켰어요. 그리고 그 이두매 사람 가운데 한 집안에서 한 사람이 나와요. 바로 헤롯 대왕이에요. 😮 로마의 힘을 업고 유대의 왕이 된 이두매 사람, 에서의 후손이었어요.

그리고 그 헤롯 왕 때 베들레헴에서 한 아기가 태어나요. 동방 박사들이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를 찾아오자, 헤롯은 그 아기를 죽이려고 베들레헴의 두 살 아래 사내아이들을 모두 죽였어요(마 2:16). 에서의 후손 왕이 야곱의 후손으로 오신 참된 왕을 죽이려 한 거예요. 태 속에서 시작된 싸움이 베들레헴까지 이어진 셈이에요. 그러나 헤롯은 죽고, 그 아기는 영원한 왕이 되셨어요.

※ 헤롯 집안을 에돔(이두매) 출신으로 보는 것은 요세푸스의 기록에 근거해요. 헤롯과 오바댜의 예언을 연결하는 것은 해석적인 읽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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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권력이 아무리 참된 왕을 막으려 해도, 결국 그 나라가 승리한다는 것을 믿고 왕이신 예수님을 따릅니다.
7

"나라가 여호와께 속하리라",
그리고 스바랏에 사로잡혀 간 자들

오바댜 15-21절 · 요한계시록 11:15

오바댜서 후반부는 에돔에서 모든 나라로 시야가 넓어져요. "여호와께서 만국을 벌할 날이 가까웠나니 네가 행한 대로 너도 받을 것인즉 네가 행한 것이 네 머리로 돌아갈 것이라"(15절). 에돔 한 나라가 아니라 모든 나라가 하나님 앞에 서는 날이에요.

그리고 흩어진 이스라엘이 돌아와 땅을 다시 얻는 약속이 이어져요. 그 가운데 이런 지명이 나와요. "스바랏에 있는 예루살렘 사로잡혔던 자들은 네겝의 성읍들을 얻을 것이니라"(20절). "스바랏"이 어디인지는 분명하지 않아요. 소아시아의 사르디스로 보는 견해가 많은데, 중세 유대인들은 이것을 스페인으로 여겼어요. 😮 그래서 스페인과 포르투갈 쪽 유대인을 지금도 "세파르디(스바랏 사람)"라고 불러요. 가장 짧은 책의 한 단어가 한 공동체의 이름이 된 거예요.

그리고 마지막 절. "구원자들이 시온 산에 올라와서 에서의 산을 심판하리니 나라가 여호와께 속하리라"(21절). 형제를 배신한 에돔의 교만한 바위산이 아니라, 시온 산이 승리해요. 그리고 모든 나라가 여호와께 속해요. 요한계시록의 일곱째 나팔은 그날을 이렇게 선포해요. "세상 나라가 우리 주와 그의 그리스도의 나라가 되어 그가 세세토록 왕 노릇 하시리로다"(계 11:15). 스물한 절짜리 짧은 책이 온 세상의 왕이신 하나님으로 끝나요.

※ "스바랏"의 위치에 대해서는 사르디스, 스페인 등 여러 견해가 있어요.

돌아보기
형제의 날에 등을 돌린 세상 나라가 아니라, 마침내 승리할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오늘을 삽니다.
맺는 글
가장 짧은 책이 말하는
가장 오래된 진리

오바댜서는 짧지만 묵직해요. 교만은 결국 끌어내려지고, 형제의 고난을 구경하며 기뻐한 죄는 반드시 자기에게 돌아온다고 말해요. 바위 틈에 살던 에돔도, 별 사이에 둥지를 틀려던 교만도 하나님 앞에서 무너졌어요.

그리고 오바댜서는 "나라가 여호와께 속하리라"로 끝나요. 쌍둥이 형제의 천 년 다툼도, 세상 모든 나라의 흥망도 결국 하나님 나라로 향해요. 그 나라의 왕은 형제의 날에 등을 돌린 자들까지 품으러 오신 분, 예수 그리스도세요.

"구원자들이 시온 산에 올라와서
에서의 산을 심판하리니
나라가 여호와께 속하리라" (21절)

※ 본문 인용은 개역개정을 기준으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