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숨은 재밌는 이야기 · 묵시문학 깊이 읽기

에스겔,
떠난 영광이
돌아오는 책

바퀴 안의 바퀴, 눈 가득한 생물, 390일 동안 옆으로 누운 선지자. 가장 기이한 책에 담긴 가장 따뜻한 마지막 한 마디

יְחֶזְקֵאל예헤즈켈 · “하나님이 강하게 하신다”
48장심판 · 열방 · 회복
서른 살성전 대신 포로지로 간 제사장
90여 번하나님이 부르신 이름 “인자야”
48:35여호와 삼마
들어가며

성경에서 가장 이상한 선지자

에스겔서를 펼치면 첫 장부터 정신이 없어요. 북쪽에서 폭풍이 몰려오고, 불 속에서 얼굴이 넷 달린 생물 넷이 나타나고, 그 곁에 바퀴 안에 또 바퀴가 있는데 테두리에는 눈이 가득합니다. 그다음에는 선지자가 두루마리를 받아먹고, 390일 동안 왼쪽으로 누워 있고, 머리털을 칼로 밀어 저울에 달아요. 😄 요즘 같으면 동네에 “저 사람 좀 이상하다”는 소문이 금방 났을 거예요.

그런데 이 기이한 책이 마지막에 남기는 말은 성경에서 가장 따뜻한 한 마디예요. “여호와 삼마”, 곧 “여호와께서 거기 계시다”(48:35). 48장 전체가 이 한 문장을 향해 걸어갑니다.

에스겔은 제사장이었어요(1:3). 제사장은 서른 살이 되면 성전 봉사를 시작하는데(민 4:3), 에스겔이 하나님을 처음 본 해가 바로 “서른째 해”였습니다(1:1). 원래대로라면 그해 예루살렘 성전에서 첫 제사를 드리고 있어야 했어요. 그런데 그는 바벨론 그발 강가의 포로민 가운데 앉아 있었습니다. 성전에 가지 못한 제사장. 바로 그 사람에게 하나님이 성전 밖에서 나타나셨어요.

첫째 마당 · 열쇠 단어

에스겔서를 여는 다섯 개의 단어

כָּבוֹד
카보드 · 영광
원래 뜻은 “무거움”. 하나님의 존재가 가진 압도적인 무게예요. 에스겔서는 이 영광이 떠나고 돌아오는 이야기입니다.
רוּחַ
루아흐 · 영 / 바람 / 숨
한 단어에 세 뜻이 들어 있어요. 37장 마른 뼈 이야기에서 이 단어로 놀라운 말놀이가 펼쳐집니다.
בֶּן־אָדָם
벤 아담 · 인자
“사람의 아들”. 하나님은 에스겔을 90여 번 이렇게 부르세요. 엄청난 영광 앞에 선 연약한 사람이라는 뜻이에요.
צֹפֶה
초페 · 파수꾼
성벽 위에서 적이 오는지 지켜보고 나팔을 부는 사람. 에스겔의 사명이었어요(3:17; 33:7).
יָדַע
야다 · 알다
“너희가 나를 여호와인 줄 알리라.” 에스겔서에 수십 번 되풀이되는 후렴이에요. 심판도 회복도 결국 하나님을 알게 하려는 거예요.
에스겔이 묵시문학인 이유에스겔서 전체가 묵시문학은 아니에요. 대부분은 예언서의 말씀이에요. 하지만 1장의 보좌 환상, 37장의 마른 뼈, 38–39장의 곡과 마곡, 40–48장의 새 성전 환상은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으로 이어지는 묵시문학의 뿌리예요. 상징과 환상, 천사 같은 안내자, 하늘의 시선으로 본 역사라는 묵시의 특징이 여기서 처음 뚜렷하게 나타나요. 요한계시록에는 에스겔서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아주 많습니다.
둘째 마당 · 구조

한 통의 소식이 책을 둘로 나눈다

에스겔서는 크게 세 부분이에요.

1~24장에서 에스겔은 포로민들에게 끈질기게 외칩니다. “예루살렘은 무너진다.” 그런데 사람들은 믿지 않았어요. 거짓 선지자들은 곧 돌아갈 거라고 장담했거든요. 그러다 33장 21절, 예루살렘에서 도망쳐 온 사람이 소식을 전합니다. “성이 함락되었다.” 그 순간부터 에스겔의 메시지가 완전히 바뀌어요. 심판을 외치던 입이 이제 회복과 소망을 노래합니다.

말을 잃은 선지자하나님은 처음에 에스겔의 혀를 입천장에 붙게 하셔서 말을 못 하게 하셨어요. 하나님이 주시는 말씀을 전할 때만 입이 열렸죠(3:26–27). 그리고 “그날에” 입이 열리리라 하셨는데(24:27), 그날이 바로 예루살렘 함락 소식이 온 날이었습니다. “내 입이 열리기로 내가 다시는 잠잠하지 아니하였노라”(33:22). 심판의 말 외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던 수년이 지나고, 이제 위로의 말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 거예요.
셋째 마당 · 1–3장

바퀴 달린 보좌, 하나님은 포로지에도 계셨다

1장의 환상은 성경에서 가장 묘사하기 어려운 장면이에요. 에스겔 자신도 쩔쩔맵니다. 마지막 절을 보세요. “사방 광채의 모양은 비 오는 날 구름에 있는 무지개 같으니 이는 여호와의 영광의 형상의 모양이라”(1:28). 영광 그 자체도 아니고, 영광의 형상도 아니고, 영광의 형상의 모양. 에스겔은 계속 “같더라”, “모양이라”를 붙이며 한 겹씩 거리를 둡니다. 직접 말하기엔 너무 거룩해서요.

환상 속 요소무엇을 말하나
네 생물 · 각각 얼굴이 넷 (사람, 사자, 소, 독수리) (1:10)사람은 지혜, 사자는 들짐승의 왕, 소는 가축의 으뜸, 독수리는 새의 왕. 온 피조물 중 가장 뛰어난 것들이 하나님을 섬기는 모습이에요. 10장에서 이들이 그룹, 곧 언약궤 위와 성막 휘장의 그룹임이 밝혀져요(10:20).
바퀴 안의 바퀴 · 사방으로 돌이키지 않고 가며 (1:16–17)방향을 틀 필요 없이 어디로든 움직이는 바퀴. 하나님의 보좌는 예루살렘에 묶여 있지 않다는 뜻이에요. 바벨론까지 오실 수 있는 보좌입니다.
테두리에 가득한 눈 (1:18)모든 것을 보시는 하나님. 포로민들이 “하나님이 우리를 잊으셨다”고 느낄 때, 하나님은 다 보고 계셨어요.
보좌 위의 사람 모양 (1:26)보좌 위에 앉으신 분이 사람의 모양을 하고 계셨어요. 다니엘의 인자, 그리고 사람이 되신 하나님의 아들을 미리 비추는 장면이에요.

교회는 오래전부터 네 생물의 네 얼굴을 네 복음서에 빗대어 왔어요(사람은 마태, 사자는 마가, 소는 누가, 독수리는 요한 등으로 짝짓는 방식은 교부마다 조금씩 달라요). 그리고 이 네 생물은 요한계시록 4장 보좌 둘레에 다시 나타납니다(계 4:7).

3장에서 하나님은 에스겔에게 두루마리를 주시며 먹으라 하세요. 안팎에 “애가와 애곡과 재앙”이 가득 적힌 두루마리였는데, 먹어 보니 입에서 꿀같이 달았어요(2:10; 3:3). 쓴 소식이지만 하나님의 말씀 자체는 달다는 거예요. 요한도 똑같이 두루마리를 먹는데, 입에는 달고 배에는 썼다고 합니다(계 10:9–10).

넷째 마당 · 4–5장, 12장, 24장

몸으로 쓴 설교

에스겔은 말로만 설교하지 않았어요. 하나님은 그에게 몸으로 연기하는 설교를 시키셨습니다. 사람들이 말을 듣지 않으니 눈으로 보게 하신 거예요.

상징 행위의미
벽돌에 예루살렘을 그리고 포위 모형을 만듦 (4:1–3)장난감 공성전 같은 모형으로 다가올 포위를 보여 줌
왼쪽으로 390일, 오른쪽으로 40일 누움 (4:4–6)하루를 일 년으로 쳐서 이스라엘과 유다의 죄의 햇수를 짊어짐. 1년 2개월이 넘는 동안 매일 옆으로 누워 있었어요
잡곡 떡을 달아 먹음 (4:9–11)포위된 성의 배급 식량. 하루 떡 20세겔(약 230g), 물 6분의 1힌(약 0.6리터)
머리털과 수염을 칼로 밀어 셋으로 나눔 (5:1–4)3분의 1은 불에 태우고, 3분의 1은 칼로 치고, 3분의 1은 바람에 흩음. 성 안 백성의 운명이었어요. 그런데 옷자락에 몇 가닥을 싸 두게 하셨어요(5:3). 남은 자가 있다는 표시였습니다.
밤에 짐을 싸서 벽을 뚫고 나감 (12:3–7)포로로 끌려갈 왕과 백성의 모습. 실제로 시드기야 왕이 밤에 성벽 틈으로 도망치다 잡혔어요(왕하 25:4)
아내가 죽어도 울지 않음 (24:15–24)“네 눈에 기뻐하는 것”을 거두어 가실 때 슬퍼하지 말라. 백성이 눈의 기쁨인 성전을 잃을 때 너무 큰 충격에 울지도 못할 것을 보여 줌. 에스겔서에서 가장 가슴 아픈 장면이에요
레위기를 아는 선지자의 항의4장에서 하나님은 에스겔에게 사람의 똥을 연료로 떡을 구우라고 하세요. 이방 땅에서 부정한 음식을 먹게 될 것을 보여 주시려고요. 그때 에스겔이 처음으로 반대합니다. “주 여호와여 나는 영혼을 더럽힌 일이 없었나이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스스로 죽은 것이나 짐승에게 찢긴 것을 먹지 아니하였고 가증한 고기를 입에 넣지 아니하였나이다”(4:14). 레위기 정결법(레 11장; 17:15)을 평생 지켜 온 제사장다운 항의예요. 그러자 하나님은 쇠똥으로 바꿔 주십니다(4:15). 😄 하나님과 선지자 사이에 오간, 성경에서 가장 구수한 협상이에요. 참고로 4:9의 잡곡 떡 재료(밀, 보리, 콩, 팥, 조, 귀리)는 오늘날 ‘에스겔 빵’이라는 이름의 건강빵으로 팔리기도 해요.
다섯째 마당 · 8–11장

성전 안에 숨겨진 네 가지 가증한 것

8장에서 에스겔은 머리털 한 모숨을 잡혀 영으로 예루살렘 성전까지 끌려갑니다(8:3). 그리고 하나님은 한 단계씩 더 깊은 곳으로 데려가며 보여 주세요. “네가 또 이보다 더 큰 가증한 일을 보리라.”

  1. 성전 북문의 질투의 우상 · 하나님의 질투를 일으키는 우상이 성전 입구에 서 있었어요(8:5).
  2. 벽에 그린 짐승 그림 앞의 장로 70명 · 담벼락 구멍을 파고 들어가 보니 온갖 곤충과 가증한 짐승 그림 앞에서 이스라엘 장로 70명이 향을 피우고 있었어요. “여호와께서 우리를 보지 아니하시며 이 땅을 버리셨다” 하면서요(8:10–12). 레위기가 부정하다고 한 그 짐승들을 섬기고 있었던 거예요.
  3. 담무스를 위해 우는 여인들 · 성전 북문에서 여인들이 메소포타미아의 풍요의 신 담무스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었어요(8:14).
  4. 성전을 등지고 해에게 절하는 25명 · 성전 안뜰, 성소 문과 제단 사이에서 25명이 성전을 등지고 동쪽 태양에 절하고 있었어요(8:16). 하나님께 문자 그대로 등을 돌린 겁니다.

그리고 9장에서 심판이 시작돼요. 그런데 심판 전에 먼저 하나님은 가는 베옷을 입은 사람에게 명하십니다. “예루살렘 성읍 중에 돌아다니며 그 가운데에서 행하는 모든 가증한 일로 말미암아 탄식하며 우는 자들의 이마에 표를 그리라”(9:4). 이 ‘표’는 히브리어 마지막 글자 ‘타브(ת)’인데, 고대 히브리 문자에서 이 글자는 X나 + 모양이었어요. 초대 교회의 몇몇 교부들은 여기서 십자가를 보기도 했습니다. 이 장면은 요한계시록에서 하나님의 종들 이마에 인을 치는 장면으로 이어져요(계 7:3).

여섯째 마당 · 16–18장, 34장

“피투성이라도 살라”

16장은 성경에서 가장 충격적인 비유 중 하나예요. 하나님은 예루살렘을 태어나자마자 들판에 버려진 여자 아기로 그리십니다. 탯줄도 자르지 않고, 물로 씻지도 않고, 소금을 문지르지도 않고, 강보로 싸지도 않은 채 버려진 아기(16:4–5). 그때 하나님이 지나가시다가 피투성이로 발버둥 치는 아기를 보시고 말씀하세요.

내가 네 곁으로 지나갈 때에 네가 피투성이가 되어 발짓하는 것을 보고 네게 이르기를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아 있으라 다시 이르기를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아 있으라 하고에스겔 16:6

“피투성이라도 살라.” 한국 교회 성도들에게 오래 사랑받아 온 말씀이에요. 하나님은 그 아기를 씻기고, 기름을 바르고, 수놓은 옷을 입히고, 왕비처럼 세워 주셨어요. 그런데 아기는 자라서 그 은혜를 잊고 다른 신들을 따라갔습니다. 16장은 그 배신을 아프게 고발하지만, 끝에서는 다시 이렇게 말해요. “내가 너와 세운 영원한 언약을 세우리라 … 내가 네 모든 행한 일을 용서한 후에”(16:60–63). 버려진 아기를 처음 살리신 은혜가, 배신한 아내를 다시 품는 은혜로 끝나요.

18장 · “아버지가 신 포도를 먹었으므로”

포로민들 사이에 유행하던 속담이 있었어요. “아버지가 신 포도를 먹었으므로 아들의 이가 시다”(18:2). 조상들이 죄를 지어서 우리가 벌을 받는다는 체념이죠. 하나님은 이 속담을 다시는 쓰지 말라고 하세요.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 앞에 직접 서 있다는 거예요(18:4, 20). 그리고 이 장은 하나님의 마음을 드러내는 한 문장으로 끝납니다. “죽을 자가 죽는 것도 내가 기뻐하지 아니하노니 너희는 스스로 돌이키고 살지니라”(18:32). 심판을 선포하는 선지서 한가운데에서 들리는 하나님의 진심이에요.

34장 · 나쁜 목자들과 한 목자

34장에서 하나님은 양을 잡아먹고 살진 것만 챙기던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을 꾸짖으세요. 그리고 약속하십니다. “내가 내 양을 찾고 찾되 … 잃어버린 자를 내가 찾으며 쫓기는 자를 내가 돌아오게 하며 상한 자를 내가 싸매 주며”(34:11, 16). “내가 한 목자를 그들 위에 세워 먹이게 하리니 그는 내 종 다윗이라”(34:23). 예수님이 “나는 선한 목자라”(요 10:11) 하시고,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 나서는 목자 비유(눅 15:4–7)를 말씀하셨을 때, 유대인 청중은 이 에스겔 34장을 떠올렸을 거예요.

일곱째 마당 · 36–37장

마른 뼈 골짜기에 분 바람

36장에서 하나님은 예레미야처럼 “새 언약”을 약속하세요. 그런데 에스겔은 더 구체적이에요.

맑은 물을 너희에게 뿌려서 너희로 정결하게 하되 … 또 새 영을 너희 속에 두고 새 마음을 너희에게 주되 너희 육신에서 굳은 마음을 제거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줄 것이며 또 내 영을 너희 속에 두어 너희로 내 율례를 행하게 하리니에스겔 36:25–27

돌처럼 굳은 마음을 꺼내고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을 넣어 주시겠다는 거예요. 그리고 하나님의 영을 사람 속에 두시겠다는 약속. 오순절에 이루어질 바로 그 약속입니다.

그리고 37장, 에스겔서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이 이어져요. 하나님은 에스겔을 마른 뼈가 가득한 골짜기로 데려가 물으세요. “인자야 이 뼈들이 능히 살 수 있겠느냐.” 에스겔의 대답이 참 정직합니다. “주 여호와여 주께서 아시나이다”(37:3). 사람이 보기엔 불가능하지만, 하나님은 아신다는 거예요.

에스겔이 말씀을 대언하자 뼈들이 덜그럭거리며 서로 맞붙고, 힘줄과 살이 오르고 가죽이 덮입니다. 그런데 아직 그 속에 숨이 없어요(37:7–8). 그때 하나님이 말씀하세요. “생기에게 대언하라 … 생기야 사방에서부터 와서 이 죽음을 당한 자에게 불어서 살아나게 하라”(37:9).

한 단어로 쓴 세 가지 기적37장 1~14절에서 ‘루아흐’라는 한 단어가 열 번 가까이 나오는데, 우리말 성경은 문맥에 따라 다르게 번역했어요. 여호와의 영이 에스겔을 데려가고(1절), 뼈들에게 생기(숨)가 들어가고(5, 10절), 사방의 바람이 불어오고(9절), 마지막에 하나님이 “내가 또 내 영을 너희 속에 두어 너희가 살아나게 하고”(14절) 약속하세요. 바람, 숨, 영이 모두 같은 단어예요. 히브리어로 읽는 사람은 이 장면에서 한 줄기 하나님의 바람이 골짜기를 휩쓸고, 뼈들의 콧구멍으로 들어가고, 백성의 마음에 머무는 것을 한꺼번에 봤을 거예요. 창세기 2장에서 흙으로 지은 사람의 코에 생기를 불어넣으셨던 그 장면이(창 2:7) 민족 전체에게 다시 일어나는 겁니다. 예수님이 부활 후 제자들을 향해 “숨을 내쉬며 이르시되 성령을 받으라”(요 20:22) 하신 장면도 이 말씀을 떠올리게 해요.

그리고 37장 뒷부분에서 하나님은 에스겔에게 막대기 두 개를 가져오라 하세요. 하나에는 “유다”, 하나에는 “요셉(에브라임)”이라고 쓰고 손에서 하나가 되게 하라고요(37:16–17). 수백 년 동안 남과 북으로 갈라져 있던 나라가 한 왕 아래 다시 하나 된다는 약속이에요(37:22). 그리고 이 장은 레위기 26장의 약속을 그대로 되풀이하며 끝나요. “내 처소가 그들 가운데에 있을 것이며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되리라”(37:27).

여덟째 마당 · 38–48장

곡과 마곡, 그리고 성전에서 흘러나온 강

38–39장 · 곡과 마곡

회복된 이스라엘을 향해 북쪽 먼 곳에서 “마곡 땅에 있는 곡”이 큰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직접 싸우셔서 그들을 멸하세요. 이 장면은 특정 나라를 맞히라는 퍼즐이 아니에요. 회복된 하나님의 백성을 무너뜨리려는 마지막 세력이 있어도, 하나님이 끝내 지키신다는 그림이에요. 요한계시록은 이 이름을 그대로 가져와 마지막 전쟁을 그립니다(계 20:8).

40–48장 · 측량되는 새 성전

예루살렘이 함락된 지 14년째, 포로 생활 25년째 되는 해에(40:1) 에스겔은 높은 산 위로 이끌려 가서 새 성전을 봅니다. 놋같이 빛나는 사람이 측량 장대를 들고 문 하나, 방 하나, 벽 두께까지 하나하나 재요. 😄 다시 레위기와 출애굽기의 성막 치수표가 나오는 느낌이죠. 그런데 이 치수들은 메시지예요. 무너진 성전을 보고 절망한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내가 이미 다 설계해 두었다”고 보여 주시는 거예요.

영광이 돌아온 뒤 하나님은 동문을 닫으라고 하세요. “이 문은 닫고 다시 열지 못할지니 …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가 그리로 들어왔음이라”(44:2). 오늘날에도 예루살렘 성전산 동쪽 성벽의 ‘황금문’은 수백 년째 돌로 막혀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이 말씀과 연결해서 바라보는 곳이에요.

47장 · 점점 깊어지는 강

그리고 에스겔서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 펼쳐져요. 성전 문지방 밑에서 물이 흘러나와 동쪽으로 흐릅니다. 안내자가 천 척을 잴 때마다 에스겔을 물로 건너게 하는데, 물이 점점 깊어져요.

측량거리 (1척 ≈ 45cm)물의 깊이
첫 천 척약 450m발목 (47:3)
두 번째 천 척약 900m무릎 (47:4)
세 번째 천 척약 1.35km허리 (47:4)
네 번째 천 척약 1.8km헤엄쳐야 건널 강 (47:5)

보통 강은 지류가 합쳐져야 깊어지는데, 이 강은 아무것도 보태지지 않았는데 저절로 깊어져요. 하나님의 은혜는 흘러갈수록 더 깊어진다는 거예요. 그리고 이 강이 흘러가는 곳은 사해, 소금이 너무 많아 물고기 한 마리 살 수 없는 죽음의 바다예요. 그런데 이 물이 들어가자 바닷물이 되살아나고, “이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 것이며” 고기가 심히 많아져서 엔게디에서 에네글라임까지 어부들이 그물을 칩니다(47:8–10). 사해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장면, 상상만 해도 웃음이 나요.

강 좌우에는 과일나무가 자라는데 잎사귀가 시들지 않고 달마다 새 열매를 맺으며, 그 열매는 먹을 만하고 그 잎사귀는 약 재료가 된다고 해요(47:12). 요한계시록 22장의 생명수 강과 생명나무가 이 장면을 그대로 이어받습니다(계 22:1–2). 그리고 예수님은 초막절 마지막 날 이렇게 외치셨어요.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요 7:38). 이제 성전이신 예수님, 그리고 성령이 거하시는 성도들에게서 그 강이 흘러나와요.

남겨 둔 소금47장 11절에는 작은 디테일이 하나 있어요. 강물이 사해를 살리지만 “진펄과 개펄은 되살아나지 못하고 소금 땅이 될 것이며.” 왜 다 살리지 않으실까요? 레위기 2장 13절을 기억하시나요? 모든 소제에는 “언약의 소금”을 쳐야 했어요. 새 성전에서도 제사에 쓸 소금이 필요했던 거예요. 하나님은 생명을 넘치게 주시면서도 언약의 소금은 남겨 두셨습니다.
아홉째 마당 · 성경 66권 전체

에스겔에서 요한계시록까지 이어진 실

창세기숨
흙으로 지은 사람의 코에 생기를 불어넣으심(창 2:7). 마른 뼈에 생기가 들어가는 37장의 배경이에요.
레위기약속
“내가 내 성막을 너희 중에 세우리니 …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고”(레 26:11–12). 에스겔 37:27이 이 약속을 거의 그대로 되풀이해요.
사무엘상이가봇
언약궤를 빼앗긴 날 “영광이 이스라엘에서 떠났다”(삼상 4:21). 에스겔은 성전 전체에서 영광이 떠나는 것을 봐요.
요한복음성전과 생수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요 1:14). 떠났던 영광이 사람의 몸으로 돌아왔어요. 예수님은 선한 목자이시고(10:11), 생수의 강을 약속하세요(7:38). 그리고 부활 후 제자들에게 숨을 내쉬며 성령을 주십니다(20:22).
마태복음감람산
성전을 떠나 감람산에 앉으신 예수님(마 24:1–3). 에스겔 11장 영광의 길과 같은 길이에요.
사도행전오순절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와 함께 성령이 오심(행 2:2). 마른 뼈 골짜기의 바람이 다락방에 불어온 거예요. 굳은 마음을 꺼내고 새 영을 주시겠다는 에스겔 36장의 약속이 이루어졌어요.
고린도전서성전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고전 3:16). 이제 영광이 거하시는 곳은 성도들이에요.
요한계시록완성
네 생물과 보좌(계 4장), 두루마리를 먹음(10장), 이마의 인(7:3), 곡과 마곡(20:8), 측량되는 성(21:15), 생명수 강과 달마다 열매 맺는 나무, 치료하는 잎사귀(22:1–2). 그리고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계시리니”(21:3). 에스겔의 여호와 삼마가 온 세상에서 이루어집니다.
나가며 · 실천

에스겔서를 읽을 때 붙들 세 가지 질문

① 내 삶의 성전 안에 숨은 우상은?

장로들은 담벼락 구멍 안쪽,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짐승 그림에 절했어요. 내 마음 깊은 방에는 무엇이 걸려 있나요?

② 내가 “주께서 아시나이다”라고 맡겨야 할 마른 뼈는?

사람의 눈엔 끝난 것처럼 보이는 관계, 꿈, 공동체. 하나님의 바람이 불어야 살아날 골짜기는 어디인가요?

③ 나를 통해 어떤 강이 흐르고 있나?

성전에서 흘러나온 강은 사해까지 살렸어요. 성령이 거하시는 내 삶에서 오늘 누가 살아나고 있나요?

3주 에스겔 읽기 길잡이
주범위붙들 질문
1주1–3장, 8–11장, 16장, 18장하나님은 왜 떠나셨고, 그럼에도 어디에 계셨나?
2주33–37장무너진 뒤에 하나님은 어떤 말씀으로 다시 일으키시나?
3주40장, 43장, 47–48장영광이 돌아온 곳에서는 무엇이 살아나나?

처음 읽을 때는 이렇게 핵심 장 중심으로 읽고, 두 번째에 나머지 장(열방 심판 25–32장, 곡과 마곡 38–39장 등)을 채워 넣으면 길을 잃지 않아요.

그래서, 에스겔서는 어떤 책인가

에스겔서는 기이한 환상의 책이 아니라 하나님이 떠나신 것 같은 자리에서 쓴 책입니다. 성전은 무너졌고, 백성은 포로가 되었고, 선지자는 말을 잃었어요. 그러나 바로 그 강가에 바퀴 달린 보좌가 나타났고, 마른 뼈 골짜기에 바람이 불었고, 죽음의 바다에 생수가 흘러들었습니다.

떠나셨던 영광은 동쪽에서 돌아왔고, 마침내 사람의 몸을 입고 우리 가운데 오셨어요. 그리고 오늘 성령으로 우리 안에 계십니다. 그러니 어떤 폐허 위에서도 우리는 이 이름을 부를 수 있어요. 여호와 삼마, 여호와께서 여기 계시다.

그 사방의 합계는 만 팔천 척이라 그날 후로는 그 성읍의 이름을 여호와삼마라 하리라에스겔 4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