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바로의 이름을 부르지 않고
산파 두 사람의 이름을 적어 두었다
출애굽기의 히브리어 제목은 “이름들”이에요. 첫 문장부터 야곱의 아들들 이름을 하나씩 불러요(1:1-5). 그런데 이 “이름들의 책”에서 이상하게도 끝까지 이름이 안 나오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예요. 히브리 아들들을 죽이라고 명령하고, 모세와 열 번을 맞붙고, 바다까지 쫓아온 그 왕의 이름을 성경은 한 번도 불러 주지 않아요. 성경에서 이름이 처음 나오는 바로는 한참 뒤 열왕기상의 “시삭”이에요(왕상 11:40).
대신 이름이 남은 사람은 산파 두 명이에요. 바로가 “아들이거든 죽이라”고 명령했지만 “산파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아이들을 살렸어요(1:17). 바로가 불러 따지자 산파들의 대답이 재밌어요. “히브리 여인은 애굽 여인과 같지 아니하고 건장하여 산파가 그들에게 이르기 전에 해산하였더이다”(1:19). 😄 세상에서 가장 힘센 왕 앞에서 두 여인이 살짝 비틀어 대답한 거예요. 그리고 하나님은 그들의 집안을 흥왕하게 하셨어요(1:21).
2장도 같은 방식이에요. 모세의 아버지는 “레위 가족 중 한 사람”, 어머니는 “레위 여자”, 누나는 그냥 “그의 누이”라고만 나와요. 이들의 이름은 한참 뒤 6:20에 가서야 나와요. 2장에서 이름을 얻는 사람은 모세 한 명뿐이에요. 세상이 기억하는 이름과 하나님이 기억하시는 이름이 다르다는 걸 출애굽기는 첫 장부터 보여 줘요.
※ 출애굽기의 바로가 역사 속 어느 왕인지는 학자마다 의견이 달라요. 본문이 바로의 이름을 적지 않은 이유도 직접 설명하지 않아요.